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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별장에 들어간 후, 조유진은 그의 휴대전화를 쥐고 잠금을 풀려고 했다.

하지만 배현수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모르는 그녀는 몇 초 동안 망설이다가 선유에게 자신의 핸드폰으로 배달을 시키자고 말하려 했다.

그때 옆에 있던 배현수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비밀번호, 네 생일이야. 19980606.”

순간 조유진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그녀의 생일날은 결코 기념할 만한 날이 아닙니다.

7년 전 6월 6일, 배현수는 그녀와 함께 가장 아름다운 생일을 보냈지만 그녀는 그가 그날 밤에 교통사고를 낸 가해자라고 모함했다.

그의 비밀번호를 들은 조유진은 휴대전화를 잡고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진작에 그의 곁에 있을 자격이 없었다. 7년 전 법정에서 증언하는 순간부터 자격은 이미 박탈되었다.

조유진이 멍하니 서 있자 선유가 그녀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엄마, 밀크티 주문할래!”

조유진은 그제야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배달 앱을 켜 밀크티를 검색했다.

“어떤 거 마실 거야?”

“이거, 푸딩 밀크티. 코코넛과 펄 넣어줘!”

선유는 밀크티 안에 이것저것 많이 넣는 것을 좋아했다.

조유진이 주문을 하고 보니 밀크티 가게가 근처가 아니어서 배달 범위를 한참 벗어났다. 퀵 서비스를 불러 갖고 와야 하는데 퀵 서비스 비용이 밀크티보다 더 비쌌다.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었다.

주문을 마친 조유진은 배현수에게 휴대전화를 건네며 비밀번호를 입력해 비용을 내라고 했다.

그러자 배현수는 휴대전화를 건네받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비밀번호를 불렀다.

“980606.”

순간 조유진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결제 비밀번호까지 그녀의 생일로?

심지어 비밀번호를 스스럼없이 그녀에게 알려준다고? 그러다가 그녀가 거액을 챙겨 도망이라도 가면 어쩌려고...

밀크티를 주문한 뒤 조유진은 배현수를 보며 한마디 했다.

“현수 씨... 결제 비밀번호 변경해요.”

“왜?”

“내가 비밀번호를 이미 알았고 그러다가 누가 현수 씨 돈을 훔쳐 가기라도 하면 내가 제일 먼저 의심받을 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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