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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비록 야한 장면은 아니었지만, 유난히 차분한 모습에 시선이 더욱 많이 가는 것 같았다.

조유진이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아 그를 밀쳐내자 배현수는 키스를 안 한 것처럼 행동했다.

너무도 갑작스러운 키스에 조유진은 얼굴이 빨개졌다.

“현수 씨...”

“응?”

배현수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또 키스하고 싶어?”

“...”

조유진은 뻘쭘하기만 했다.

“공공장소에서 이러는 거 옳지 않아요.”

배현수는 입가에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그럼 이따 차에서 할까?”

“...”

‘그 뜻이 아닌데!’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있던 배현수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했다.

조유진은 후다닥 한 계단 위로 올라가더니 그와 안전거리를 유지했다.

배현수는 조유진보다 한 계단 아래에 서 있었지만 그래도 키가 커서 조유진보다 높았다. 그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더니 턱을 어깨에 기대고 마성적인 중저음으로 귀를 간지럽혔다.

“차에서 키스할래 아니면 영화 보러 갈래?”

“...”

조유진은 쿵쾅쿵쾅 가슴이 뛰기 시작했고 긴장해서인지 부끄러워서인지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고개를 돌렸을 때 배현수의 부리부리한 눈과 마주치게 되었다.

“오후에 일 안 해도 돼요?”

오늘은 출근일이었지만 회사도 가지 않고 오전에 집에서 미팅만 했을 뿐이었다.

맨날 바쁘던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었다.

“나 동시에 두 가지 일을 못 해. 오늘 나머지 시간은 다 네 거야.”

“회사에서 찾는 사람 없어요?”

그러고 보니 온종일 휴대전화가 울리지 않았다.

“너랑 있을 때는 아예 꺼버려.”

조유진도 어쩔 수 없는 여자인지라 배현수의 말에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1층에서 옷 사고 차에 두고 영화 보러 갈까요?”

사실 배현수는 영화에 관심이 없었지만, 조유진이 보고 싶다고 해서 따라갈 뿐이었다.

‘옷을 차에 두는 틈을 타 차에서 잠깐 키스하면 되겠네. 영화를 같이 보는 수고비랄까?’

에스컬레이터가 1층에 도착하고.

두 사람이 옷가게로 걸어가고 있을 때 조유진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엄창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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