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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엄마, 아무 일도 없어. 그냥 갑자기 생각이 바뀌어서. 대제주시는 집값도 비싸잖아. 일반 대학을 필업해서 몇십 년을 일해도 집 하나 못 사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고향에서 일하는 것이 마음이 편할 것 같아.”

“밖에서 무슨 서러운 일을 겪었어?”

“엄마, 서러운 일은 무슨.”

조윤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물었다.

“공무원시험도 쉽지 않아. 너희 사촌 언니도 몇 해 동안 시험 봤는데 아직이야. 너는 영어를 잘하잖아. 영문 전업이기도 했고. 공무원시험을 보면 배웠던 거 무용지물이 되지 않겠어?”

심미경도 이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동시통역사 자격증을 따려고 했지만, 원주시로 돌아오려면 공무원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건 아니야. 나중에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으면 또 찾으면 돼.”

조윤미는 이런 것에 대해 잘 몰랐다.

“일단 생각 좀 잘해보고. 요즘 살이 빠진 것 같아. 아침에 달걀 좀 삶았는데 먹고 공부해.”

조윤미는 달걀을 가져오더니 하나 까서 건네주었다.

심미경은 달걀 냄새를 맡자마자 헛구역질하고 말았다.

전에 통화했을 때 심미경은 남자친구가 생겼다면서도 반년이 지나도 보여주지 않았고 매번 물어볼 때마다 일이 바빠서 나중에 함께 보러 오겠다고 했다.

그리고 이번에 이유 없이 집에 돌아와 여기서 일하겠다면서 남자친구와 계속 만나고 있는지 말하지 않는 걸 보니 더욱더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조윤미는 달걀 냄새에 헛구역질하는 것이 무슨 증상인지 잘 알고 있었다.

“혹시 임신했어?”

심미경은 속을 달래더니 급히 설명했다.

“엄마, 그냥 속이 안 좋아서 그래.”

“나를 속이려고? 나도 너 가졌을 때 달걀 냄새를 맡지 못했어. 솔직히 말해. 이 아이 전에 사귀었던 남자친구 아이지?”

심미경은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조윤미는 침묵을 지키는 딸 모습에 흥분하면서 손찌검했다.

“혼전임신이잖아! 이러면 이제 시집에서 얕볼 거란 말이야! 왜 그랬어! 미경아. 남자친구는? 왜 혼자 왔어?”

조윤미는 심미경이 입을 열지 않아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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