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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너무 작아서요.”

작은 휴대폰 화면 속의 여섯 글자에 배현수의 눈앞이 캄캄해졌다.

배현수의 눈빛이 순식간에 날카로워졌다.

그 순간 알림창으로 카톡 알림이 떴다. 저장명이 ‘육 개새끼’인 사람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술 마시러 안 나올래?]

배현수는 의아하다는 듯 답장을 보냈다.

[? 갑자기 무슨 일이야]

새벽 네 시가 넘어가는 시간이었다. 창밖으로 동이 트고 있는 것이 보였는데 이런 새벽 시간에 술자리로 불러내는 것이 여간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육지율의 생활패턴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었다.

[너 어차피 지금 안 잘 거잖아, 아니야? 방금 열 명한테 카톡 보냈는데 답장한 게 너밖에 없어.]

이 새벽에 술 마실 사람 찾겠다고 열 명한테나 메시지를 보내는 노력이 가상했다.

어장관리 하는 남자들이나 하는 짓을 왜 본인 친구가 자신에게 하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답장하기 귀찮아진 배현수는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그 순간, 육지율에게서 또 하나의 메시지가 날아왔다.

[이 시간까지 자지도 않고 뭐하는데, 술 마시러 나오라고 해도 안 나오고. 뭐, 조유진이랑 침대에서 엎치락뒤치락 놀이라도 하시나?]

알림창을 확인한 배현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엎치락뒤치락은 개뿔. 이 넓은 침실에 혼자 있구만.

생각해보니 또 자동으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여자친구가 뽀뽀도 하고 포옹도 다 해주면서, 동침은 절대 안 하려는 이유가 뭘까?]

[조유진이 같이 자기 싫대?]

의도치 않게 뼈를 맞아버린 배현수는 또다시 침묵을 이어갔다.

[밀당 하는 거지 뭐. 이거 은근 남자 소유욕 자극하는 데는 짱이거든. 뭐, 좀 재밌기도 하고. 근데 이게 또 질질 끌면 너무 지루해져. 왜, 조유진이 얼마나 끌고 있길래 그래?]

[이때까지 한 번도 건드린 적 없어.]

[...야, 내가 솔직히 말해줄게. 조유진 이거 진짜 쓰레기네. 밀당을 해야 하는데 밀기만 하고, 나빴다. 내가 봤을 땐 전에 술집까지 너 데리러 왔던 그 여자분이랑 더 잘 어울릴 것 같은데, 그냥 갈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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