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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심미경은 사진을 잡은 상태로 강이찬한테 라이터를 건넸다.

강이찬은 건네받지 않고 그저 인내심이 바닥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더니 말했다.

“꼭 이래야 되겠어요? 고작 사진 한 장 가지고.’

심미경은 억지 미소를 짓더니 계속 고집을 부렸다.

“그러게요, 사진 한 장을 가지고 뭐 그렇게 망설여요?”

강이찬의 말대로 그저 사진 한 장뿐이었기 때문에 그가 태워버리기만 한다면 더는 싸움을 이어가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왜... 태우려고 하지 않는 거지?’

임신한 그녀는 강이찬의 옆에 있고 싶었고 그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다.

하지만 하루라도 마음속에 품은 조유진을 잊어버리지 않는다면 아무리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고 해도 그 속에 들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미경 씨, 그저 추억일 뿐이잖아요. 저랑 유진이는 동창이고 정말 우리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이제 그만하면 안 돼요? 사진을 태우는 건 너무한 짓이에요. 이 사진을 어디 잠가 버리고 더는 보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 네?”

강이찬은 늘 자기 뜻을 존중해주던 심미경을 달래기만 하면 넘어올 줄 알았지만, 이번만큼은 큰 결심을 내린 듯해 보였다.

그녀는 붉어진 두 눈으로 바라보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안 돼요. 이 사진을 태워버려야 결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그가 마음에 다른 여자를 품고있어도 괜찮을 정도로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심미경은 강이찬이 자신만 바라봤으면 했고 꿈속에서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이름을 불러줬으면 했다.

조유진의 이름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불러줬으면 했다.

그녀는 사진과 라이터를 동시에 그의 손에 쥐여주더니 울먹이면서 말했다.

“그저 사진일 뿐이라면서요? 태워버려 주세요. 네?”

아주 간절한 말투였다.

그렇게 눈물이 끝끝내 흘러내리고 말았다.

강이찬은 울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흔들렸는지 사진과 라이터를 건네받아 딸깍 소리와 함께 라이터를 켰다.

사진 속 해맑은 조유진을 보고 있자니 처음 만난 장면이 떠올랐다.

그때 배현수가 여자친구와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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