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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조유진은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이라 귀까지 빨개지고 말았다. 창피해지는 것보다 배현수가 정말로 행동에 옮길까 봐 두려웠다.

그렇게 창피함과 목숨 잃는 것 중에 창피함을 선택하기로 했다.

배현수는 그녀의 모습이 만족스러운지 입가에 미소를 짓더니 그제야 태연하게 전화를 끊었다.

...

천우 별장.

강이찬은 멍한 상태로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조유진의 신음소리에 이상한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강이찬은 배현수가 아까 통화하면서 조유진과 함께 자신의 결혼식에 참석하겠다고 한 말의 뜻을 알아버리고 말았다.

조유진한테도 단독으로 청첩장을 보내려고 했지만 필요 없을 것만 같았다.

조유진은 친구도 아닌, 그저 친구의 여자친구라 단독으로 결혼식에 초대할 자격이 없었다.

심미경은 디자인이 서로 다른 청첩장을 몇 개 가지고 오더니 물었다.

“이찬 씨, 어느 디자인이 나아요?”

그럴 기분이 아닌 강이찬은 정신이 다른 곳에 팔린 상태였다.

“미경 씨가 좋아하는 거로 해요. 저는 상관없으니까요.”

심미경은 그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아직 청첩장도 돌리지 않았으니 후회할 시간은 충분해요.”

“무슨 말이에요. 이미 결혼하기로 약속했는데 후회할 리가요?”

심미경은 고개를 떨구더니 몇 초간 침묵했다.

강이찬은 그녀의 기분을 알아차리고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별다른 생각하지 말아요. 보름 후면 결혼식이 진행될 거고 저는 결혼하기로 약속한 이상...”

심미경은 고개를 쳐들더니 그의 말을 끊었다.

“만약 유진 씨가 현수 씨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래도 저랑 결혼했을 거예요?”

이미 내뱉은 질문이었기 때문에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어쩔 수가 없었다.

강이찬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설명했다.

“유진 씨 이미 현수랑 재결합했어요. 전에도 따라다닌 적 없고 나중에도 그럴 일이 없을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상상 좀 하지 말아요. 미경 씨, 더는 이런 질문도 하지 말고요. 지금은 만약이라는 것이 없어요. 저희는 결혼할 사이에요.”

심미경은 억지웃음을 지었다.

“그러면 제 두 눈을 바라보며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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