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아, 그만해!”강이찬은 강이진의 휴대폰을 낚아채며 말했다.“현수야, 이진이가 헛소리하는 거야. 믿지 마. 지금 장난치는 거야, 난...”그런데 강이찬은 배현수를 속일 수 없다.“내가 말했지, 너 유진이 일에 다시는 끼어들지 말라고. 강이찬, 지금 내 말을 귓등으로 듣는 거야?”배현수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강이찬은 그 말의 의미를 알아챘다. 만약 이번에 강이찬이 간다면 배현수는 분노할 것이고 심지어 그들 사이의 우정에 금이 갈 것이다.그러나 걱정이 앞선 강이찬은 참지 못하고 조유진 대신 설명했다.“현수야, 유진이가 유씨 집안에 사과하러 갔어. 지난번에는 유진이가 네 차를 타서 도망칠 수 있었지만 이번에 우리가 구하러 가지 않으면 호랑이 굴에 들어간 것과 다름없어!”그러나 배현수는 그가 생각한 것보다 더 무정했다.“그건 걔 일이야. 나랑 상관없고 너랑은 더 상관없어.”말이 끝나자마자 강이찬이 더 말하기도 전에 배현수는 이미 전화를 끊어버렸다.옆에 있는 강이진은 조금도 의외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거 봐, 현수 오빠는 오빠가 그 여자를 구하러 가는 거 허락하지 않을 거라니까! 오빠, 잊지 마. 6년 전에 조유진이 직접 현수 오빠를 감방에 보냈어! 오빠가 조유진을 도와주는 것은 현수 오빠랑 싸우려는 것과 마찬가지야!”강이찬은 짜증이 났다.“이진아, 너 장난이 지나쳐!”그건 사람의 목숨이 달린 문제였다.“내가 무슨 장난을 친다고 그래. 오빠 평소에는 똑똑하면서 왜 매번 조유진이랑 연관된 일에서는 멍청해지는 거야! 현수 오빠가 조유진을 그렇게 증오하는데, 오빠가 조유진을 구하러 가면 현수 오빠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거랑 같지! 오빠 절대 가면 안 돼! 다른 사람은 다 가도 되는데 오빠만은 현수 오빠랑 가장 친한 친구로서 가면 안 돼!”강이진이 한 말은 틀리지 않았다.만약 강이찬이 배현수의 명령을 거역하고 조유진을 구하러 간다면 앞으로 그와 배현수의 사이에는 풀리지 않을 오해가 생길 것이다.조유진은 배현수의 마음속 응어리 같은
유씨 부인이 웃었다.“조 시장, 그렇게 화내지 마요. 유진이가 그래도 착해요. 잘못을 저지르고 오늘 이렇게 사과하러 왔잖아요. 잘못을 알고 뉘우치는 건 대단한 거예요.”조범은 즉시 재촉했다.“유진아, 너 얼른 사과 안 드려?”조유진은 그 자리에 서서 눈을 내리깔고 처음부터 끝까지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유승태의 보복심은 강했다.“조 시장 아저씨, 보아하니 조씨 집안에서 우리 유씨 가문과 혼사를 맺고 싶어 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의가 없다니!”“유진이 얘가 고집이 세서 그래. 집에서 나한테 자기가 잘못했다고 말했어.”유승태는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잘못을 안다고요? 왜 저는 느끼지 못했죠? 제 머리를 이렇게 만들어 놓고. 제가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봤는데 의사가 중증 뇌진탕이래요. 잘못하면 후유증이 남는다고요. 의사 소견서만으로 쟤를 고의 상해죄로 고소할 수 있어요!”조범은 표정이 어두워졌고 낮은 목소리로 조유진에게 경고했다.“너 감방 가고 싶은 거야? 조유진, 잊지 마, 네 그 딸년 아직 네 돌봄이 필요해. 너 만약 오늘 혼사가 성사되지 않고 유씨 집안에서 너를 고소해 교도소에 들어가게 되면 내 탓 하지 마!”선유를 생각하자 조유진의 속눈썹이 떨렸다...그녀는 마른침을 삼키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승태 도련님, 제가 어떻게 사과드리면 되겠어요?”유승태는 가볍게 웃었다.“유진 씨가 입을 열었으니 너무 어려운 요구는 하지 않을게요. 아주 쉬워요. 아까 차를 운전하고 들어오실 때 유씨 별장 옆에 있는 산 봤죠? 우리 집에서 그 산 위에 절을 만들었거든요. 계단으로 한 걸음 올라갈 때마다 절을 하면서 부처님께서 잘못했다고 말해요.”조유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조범은 난감한 듯 보였지만 그래도 동의했다.“승태 군의 뜻이 그렇다면 다른 방법이 없죠. 유진아, 내가 너한테 말했었지. 말을 듣지 않으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너 이 자식, 고집이 너무 세!”조범의 비서 조문수도 더는 눈 뜨고 볼 수 없어 낮은 목소리
조유진은 쏟아지는 빗속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온몸이 흠뻑 젖었다.조유진은 여전히 드레스와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하이힐은 그녀를 방해하는 걸림돌이 되었다.조유진은 신고 있던 하이힐을 차버리고 철썩하고 흙탕물에 무릎 꿇었다.유승태는 자기 집 별장의 2층 베란다에서 아이스 샴페인을 마시며 그 광경을 지켜보고있었다.한걸음에 절 한 번씩, 이렇게 산 정상까지 절하면서 가야 했다.단단하고 울퉁불퉁한 돌계단에 조유진의 무릎, 발바닥, 손바닥, 이마는 전부 까졌다.하지만 유승태는 이걸로 부족하다고 생각해 일어나서 두 손으로 베란다의 흰색 난간을 잡고 연극을 보듯 말했다.“유진 씨, 절만 하고 사과를 안 하면 부처님께서 어떻게 알겠어요? 혹시 아직도 마음속으로 인정 안 하는 거 아니에요?”조유진은 일어나서 한 계단 올라가 무릎을 꿇었다.그녀는 아무 감정이 없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잘못했습니다.”그녀는 잘못했다. 6년 전에 배현수를 배신한 것이 잘못이었다.유승태는 웃으면서 손을 귓가에 대고 고개를 기울여 조롱하듯 말했다.“뭐라고요? 유진 씨, 크게 말해요! 안 들리잖아요. 부처님도 안 들리실 거예요!”“잘못했습니다.”그녀는 잘못했다. 배현수를 3년 동안 지옥 같은 삶을 살게 한 것이 잘못이었다.“더 높게 말해요!”“잘못했습니다!”그녀는 잘못했다. 조범의 말을 듣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반항한 것이 잘못이었다.“머리를 너무 살짝 숙이는 거 아니에요? 부처님이 어떻게 유진 씨의 성의를 느끼겠어요?”조유진의 목구멍이 뜨거워 났다.그녀는 일어나서 힘껏 무릎을 꿇었다.“잘못했습니다!”그녀는 잘못했다. 배현수와 사랑에 빠진 것이... 잘못이었다.이마가 돌계단에 힘껏 닿았다.빨간 피가 빗물에 섞여 연한 붉은 색을 띠었고 재빨리 빗물에 씻겨 나갔다.계단 몇 개를 올랐고 절을 몇 번 했는지, 이마의 피가 빗물과 함께 줄줄 흘러내려 조유진의 시야를 막았다.하얀 실루엣이 계단에서 흔들거렸다...일어나서 무릎
“이제 와서 사과한다고 소용 있나?”무겁고 차가운 남성의 목소리에 조유진은 등이 한껏 뻣뻣해졌다.그녀는 손을 들어 얼굴에 묻은 눈물자국과 얼룩을 닦아내려고 애썼지만 이미 손바닥이 더러워져서 아무리 애를 써도 깨끗하게 닦아낼 수 없었다.조유진은 감히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이 순간 그녀는 자신의 존재가 먼지보다 못하다고 느껴졌고, 배현수는 신 같이 높은 존재 같았다.비바람 속에서 엄숙한 기운의 검은 우산이 그녀의 작은 세상을 지탱해 주고 있었다.조유진은 무릎을 꿇고 있고 배현수는 서 있었다.그렇게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무릎을 꿇고 있던 조유진은 완전히 기절했다.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 순간에 조유진은 튼실한 팔이 예전처럼 자신을 들어 안는 것을 느꼈다.그녀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그 남자 품의 온도...하지만 아쉽게도 이제 더 이상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서주시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강이찬은 불안한 마음에 스위트룸 문 앞에서 서성거렸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배현수가 의식을 잃은 조유진을 안고 큰 걸음으로 걸어 들어왔다.“유진이는 어때? 장 선생님께서 안에서 기다리고 있어.”배현수의 개인 주치의인 장서원은 이미 로열 스위트룸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배현수는 조유진을 안고 곧장 방으로 들어가 발로 문을 걷어찼다.문은 “달칵”하고 닫혔다.강이찬은 문밖에 남겨져 어리둥절해 있었다.마치 그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아무리 조유진을 걱정해 주어도 외부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그래서 그는 문밖에서 차분히 기다리고 있었다....로얄 스위트룸 안에서.조유진의 몸은 마치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장서원은 조유진의 몸을 확인해 보더니 말했다.“비를 맞고 이마까지 벗겨졌네요. 지금 열이 39도라 해열제와 항생제를 처방해 드릴 테니 바로 먹이시면 됩니다. 오늘 밤에 땀을 빼면 괜찮아질 것 같네요. 몸에 상처들은 약을 발라야 하는데 제가 할까요? 아니면...”“나가 있어요.”의사는 그의 말뜻
“조유진, 난 신 의사가 아니야.”배현수는 그의 허리를 꽉 껴안고 있는 그 창백한 손을 떼어내려고 했다.그의 등에 기대어 있는 조유진은 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현수 오빠잖아요... 잠깐만 안고 있을게요...”조유진은 어떻게 그를 착각할 수 있겠는가?그는 배현수다. 그녀가 6년 동안 그토록 사랑하면서 또 잊으려고 했던 사람이다. 조유진은 착각할 수 없다.잊을 수도 없다. 자꾸만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하니까.그 말은 틀리지 않았다. 어렸을 때 너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앞으로 함께 할 수 없다면 나중에 아무리 다른 사람을 만나도 그 첫사랑만큼은 사랑하지 못해서 평생 첫사랑을 못 잊는다.조유진은 너무 추웠지만 흐리멍덩한 정신으로 그를 힘껏 껴안고 그의 몸에서 따뜻함을 느끼고 싶었다.배현수는 그녀를 밀어낼 수 없었다.배현수는 눈을 감고 돌아서서 큰 손으로 그녀의 희고 가는 목덜미를 잡고 침대에 짓누르고 그녀의 몸 위에 올라왔다.그는 검고 차가운 두 눈으로 조유진을 바라보면서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잡고 입을 벌린 다음 머리를 숙여 그녀의 창백한 입술을 훔쳤다... 혀끝의 약을 그녀의 입 속으로 밀어 넣었다.약이 녹자 쓴 맛이 느껴졌다... 조유진은 미간을 찌푸렸다.하지만 입맞춤은 여전히 진행되었고 두 사람의 입술은 멈출 줄 모른 채 점점 더 격해졌다.배현수의 움직임은 부드럽지 않았다. 조유진은 정신이 혼미하고 아파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큰 손이 다가와 다시 그녀를 짓눌렀다.배현수의 큰 손은 그녀의 부드럽고 가는 허리를 잡고 마치 부러뜨릴 것 같았다.그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물었다.“신준우도 이렇게 널 만졌었어?”조유진은 자신이 꿈을 꾸는 줄 알았다.아니면 배현수가 왜 이렇게 그녀를 만지겠는가?조유진은 자기도 모르게 손을 뻗어 배현수의 목을 감쌌다. 그녀는 이 허망한 꿈속에서 더 많은 온기를 느끼고 싶을 뿐이었다.꿈이라고 생각한 조유진은 더 대담하게 움직였다.그녀는 배현수의 어깨를 잡고 아주 적극적으로 다가왔다...배현수는 손
“난 안 믿어! 그리고 형이 현수 오빠한테 약혼할 여자가 있다고 하지 않았어? 현수 오빠가 오늘 밤 서주에서 조유진을 보살피고 있으면 약혼할 여자는 괜찮대?”“현수는 송인아한테 그냥 보여주기식으로 할 뿐이야. 너 현수 어떤 앤지 몰라? 걔가 뭐 하기 전에 다른 사람한테 먼저 설명할 애니?”강이진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그래... 오빠, 나 졸려서 먼저 끊을게.”“일찍 자. 내가 내일 대 제주시에 돌아가면 현수랑 애들 불러서 네 환영식 해줄게.”“좋아!”...전화를 끊은 후 강이진은 불을 껐지만 잠이 안 와 침대에 기대어 있었다.그녀는 휴대전화를 들고 이리저리 생각해 보았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얼마 전에 강이진은 배현수가 약혼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송인아도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아무리 싫어도 조유진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조유진 그 여자는 너무 나쁜 사람이다.다른 누구든지 배현수와 결혼해도 되지만 조유진만은 안 된다.조유진은 현수 오빠를 교도소에 보낸 사람이기도 하고 하마터면 그를 죽게 만들 뻔했다. 조유진이 바로 모든 일의 화근이다!강이진은 송인아의 연락처를 찾고 전화를 걸었다.“송인아 씨 맞나요? 저는 강이찬의 동생 강이진이예요.”“이진 씨군요. 무슨 일 있나요?”“송인아 씨가 뒤늦게 알고 기분 나빠할까 봐 알려주는 건데 현수 오빠 지금 서주에 있어요. 지금 호텔에서 조유진을 돌보고 있는데, 혹시 조유진이 누군지 알아요?”또 조유진 그 여자다!송인아는 이를 악물고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진 씨 알려줘서 고마워요. 호텔 주소를 보내줄 수 있어요?”강이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녀의 예상대로 되고 있다....서주시에서 하루 내내 큰 비가 내렸다.도시 전체가 빗물에 씻겨 깨끗해지고 맑아졌다. 햇빛 한줄기가 로열 스위트룸에 새어 들어와 침대를 비추었다.조유진이 몸을 뒤척이자 온몸의 뼈가 부러진 듯 아팠다.그녀는 손을 들어 눈 부신 빛을 가리고 천천히 무거운 눈꺼풀을 들었다.“깼어?”송인아는 침대 머리맡에
마침 송인아가 조유진에게 한마디 더 하려고 할 때 문밖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똑 똑 똑.”서 보좌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송인아 씨, 배 대표님께서 물으실 게 있다고 합니다. 배 대표님은 지금 호텔 앞에 차 안에서 기다리고 계세요.”송인아는 즉시 손을 거두고 팔짱을 꼈다. 그리고 우쭐대는 눈빛으로 조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배 대표가 날 찾고 있으니 이만 가볼게.”송인아는 떠났고 스위트룸의 문은 열려 있었다.서정호는 문 앞에 서서 말했다.“조유진 씨, 이건 배 대표님께서 직접 가게에 가서 사주신 옷이니까 일단 입으세요.”“네, 감사합니다.”서정호는 손에 들고 있던 종이봉투를 문 앞에 놓고 돌아서서 떠났다.조유진은 샤워 가운을 걸치고 그 옷을 가지러 갔다.어젯밤 그녀의 옷은 모두 찢겨서 더 이상 입을 수 없다.침대에서 내리자마자 조유진은 다리에 힘이 빠져...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어젯밤에 자신이 얼마나 거침없었는지 생각하면 얼굴이 확 뜨거워 났다.조유진은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나와서 옷을 입으려고 종이봉투를 열어보니 안에 깨끗한 속옷이 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속옷은 그녀의 몸에 딱 맞았다. 조유진은 배현수가 아직도 그녀의 사이즈를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배현수는 다정한 사람이 아니다. 사람들 앞에서 그는 차갑고 까칠한 모습이지만 그녀와 단둘이 있을 때 배현수는 완벽에 가까운 남자친구였다.배현수는 조유진이 생리통 때문에 고통스러워할 때 따뜻한 생강차도 끓여주고 생리대를 사 오기도 하고 맛있는 요리도 해줬었다... 그녀가 원하는 건 뭐든지 다 해줬었다. 하지만 그건 6년 전 그녀가 아직 배현수의 여자친구였을 때 일이었다....검은색 마이바흐 안.배현수는 뒷좌석에 기대어 앉아 가늘고 긴 손가락 사이에 불붙은 담배를 들고 있었다.창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송인아는 차에 앉자마자 담배 연기에 숨이 막혔다. 기침을 하고 싶었지만 감히 큰 소리를 내지는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숨을 참다가 얼굴이 붉어졌고 한참 지나서야
배현수는 의외로 화를 내지 않고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나 배현수가 썼던 물건은 낡아빠졌더라도 다른 사람이 가져가는 거 용납 못 해.”“쯧, 배 대표도 마음이 진짜 넓네! 조유진이 그렇게 배신했는데도...”배현수의 눈가에 살기가 가득했지만 내뱉은 말은 예의 있는 척 포장했다.“조유진이 유씨 집안의 사람이 되면 내가 어떻게 마음대로 괴롭힐 수 있겠어?”“하하하... 배 대표가 그렇게 말했으니 나도 돌려 말하지 않을게. 얼마 전에 SY그룹에서 대 제주시 남부의 황무지를 사서 고급 주택을 지으려고 한다고 들었어. 대 제주시 남부는 지금 정부의 도움을 받고 있어 만약 잘 개척하면 돈이 될 것 같은데, 우리 유씨 가문에서는 서주시를 꽉 잡고 있지만 그래도 서주시는 대 제주시에서 작은 구역밖에 차지하지 않잖아. 우리 유씨 가문도 대 제주시의 화려한 모습을 보고 싶거든. 그래서 말인데, 배 대표 혹시 남부 쪽 땅을 착한 가격에 나한테 팔 생각 없어?”사실 유승태는 그 땅을 그냥 줄 수는 없냐고 묻고 싶었다.하지만 생각해 보니 SY 그룹에서 대 제주시 남쪽 땅을 경매에서 6천억 원에 산 것인데 조유진 그여자는... 절대 6천억 원의 가치가 되지 않는다!베현수가 바보도 아니고!“그럼 반값에, 유 대표 혹시...”배현수는 말을 채 다 하지 못했다.유승태는 큰 거래를 성사한 것처럼 즉시 동의했다.“그럼 그렇게 하지! 좋아!”3천억 원에 남부 땅을 차지하게 되면 업계의 모든 경쟁자들이 부러워할 것이다!무려 3천억 원이다.조유진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그녀는 남이 가지고 놀다 버린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에 유승태는 그런 여자를 다시 찾기란 아주 쉬울 것이다!배현수 이 사람... 돈이 너무 많다고 막 나오는 거 아니야!...조유진은 호텔에서 나오자마자 그 한정판 검은색 마이바흐를 봤다.서정호는 차 밖에 서서 그녀를 위해 차 문을 열어 주었다.“조유진 씨, 타시죠.”조유진은 영문도 모른 채 차에 올라탔다.차 안의 담배 냄새는 채 빠지지 않아서 그녀는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