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조유진은 먼저 은행에 가서 돈을 송금했다. 1억을 배현수 계좌로 넣었다. 비고:「빚갚음.」배현수가 이 돈을 받았을 때 마침 회의를 끝내고 있었다. 메세지를 본 배현수의 눈썹이 움찔했다. 서정호가 옆에서 배현수가 휴대전화를 쳐다보며 멍때리는 것을 보고 물었다. “배 대표님, 무슨 일 있어요?”“조햇살 같은 급은 1년에 얼마를 벌어?”서정호가 말했다. “지금 팔로워가 500만 명인 것 같은데, 20억은 몰라도 일 년에 4-5억은 버는 것 같아요.”남자의 눈빛이 약간 어두웠다.서정호는 고민하더니 말했다.“조유진 씨가 일 년에 4-5억 번다면 아마 평생 2900억을 갚지 못할 거예요. 배 대표님, 조유진 씨가 돈을 갚게 하고 싶은 거예요, 아니면...”아내를 만나고 싶은 거예요? 하지만 뒷말은 서정호가 감히 말하지 못했다. 배현수의 성격으로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고집이 세고 자꾸 거꾸로 말하는 츤데레이다. 이것은 그의 사장님의 특징이어서 서정호는 일찍이 습관 되었다.“SY에 또 어떤 종목이 그녀랑 어울릴까?”“많아요. 하지만 그녀가 계속 SY의 일을 맡는다고 해도 2900억은 못 갚아요...”아, 서정호는 이해했다. 배 대표는 조유진이 갚지 못하도록 하고 싶은 거다. 하지만 아내를 다시 돌아오게 하는 이 방법은 너무 복잡했다. 조유진 씨가 이해할 수 있을까? 서정호는 의문이 들었다.그는 조심스럽게 귀띔했다. “배 대표님. 만약 조유진 씨와 만날 기회를 만들고 싶다면, 사실 그럴 필요 없어요. 직접...”서정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배현수는 차갑게 끊었다. “그저 돈을 갚으라고 하고 싶을 뿐 다른 생각은 없어.”“...”누가 믿겠어요.서정호는 마음속으로 말했다.‘계속 그렇게 고집 피우세요. 나중에 화장터도 못 가겠어요.'이건 정말 조유진 탓이 아니다. 그의 사장님의 이런 아내를 따라다니는 수법은 너무 우회적이어서 누가 눈치챌 수 있겠는가!조유진에게 배현수는 매일 빚을 갚으라고 독촉하는 빚쟁이 같다. 누
“배 대표님, 이쪽에 의자가 있어요. 앉으세요.”“아닙니다.”배현수는 구석에 서서 녹음을 하고있는 조유진에게 시선이 머물렀다. 그녀는 매우 집중해서 배현수를 보지 못했다.제작진도 사장님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조햇살 씨 노래도 잘 부르고 사람도 예쁘게 생겼어요.”남자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관심 있어요?”싸늘한 목소리에 칼날이 박힌 듯 압박감이 감돌았다.“아니... 아니요!”그는 그냥 아무 말이나 했는데 역시 사장님은 진지하시다. 그는 입을 꼭 다물고 다시는 함부로 말하지 못했다. 한편, 조유진이 두 번째 녹음을 마쳤다. 사운드 디자이너가 말했다.“이번에는 아까보다 좋았어요. 그런데 더 나아질 수 있으니 다시 한번 조율해 보는 건 어떨까요?”“좋아요.”20억을 받았으니 조유진은 프로페셔널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생리통은 정말 사람을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조유진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아랫배를 눌렀다. 쪼그려 앉아 좀 쉴지 말지 고민하던 참이었는데...저쪽 사운드팀에서 이미 조율이 끝났다. “시작해도 돼요.”세 번째 녹음...중간에 이르자 조유진은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배가 너무 아파서 목소리가 떨리기까지 했다.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배현수는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그는 고개를 숙여 제작진 사장에게 몇 마디 분부했다. 이내 제작진이 멈추라고 손짓했다.“다들 멈춰요!”“배 대표님이 방문하셨어요!”녹음 스튜디오의 소리가 갑자기 멎었다. 조유진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서 있다가 무의식적으로 이쪽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배현수의 눈빛은 차분하고 깊었다. 조유진이 멍해 있는 몇 초 사이, 그 꼿꼿한 그림자가 이미 그녀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머리 위에 에어컨의 차가운 기운이 가득해 조유진은 팔뚝이 차갑고 소름돋았다. 이때, 건조하고 따뜻한 큰 손이 갑자기 그녀의 이마에 닿았다.“...”이어 어깨가 무거워지더니 양복 외투가 그녀의 몸에 걸쳐졌다.“저 안추워요..
전화기 너머의 엄창민은 목소리가 좀 진지해졌다.“배 대표님?”“엄 대표님 무슨 일 있으세요?”배현수의 목소리가 조금 차가워졌다. 전화기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 사이에 불꽃이 튀었다.“환희가 전화를 받게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환희? 여기는 엄환희라는 사람이 없고 환희도 없다. 다만 조유진만 있을 뿐.“죄송합니다. 그녀는 지금 당신의 전화를 받을 시간이 없어요.”말이 끝나자마자 배현수는 전화를 끊었다. 엄창민이 다시 전화를 걸어오자 배현수는 바로 끊어버리고 엄창민의 수신기록을 삭제하였다....조유진이 일을 끝냈을 때 이미 12시, 점심시간이 되었다.그녀는 어깨에 걸친 양복 외투를 벗어 배현수에게 건넸다. “고마워요.”일이 끝나자 그녀는 당연히 떠나고 싶어 했다.조유진이 뒤돌자 뒤에 있던 남자가 조용히 물었다.“정말 이렇게 떠날 거야?”“?”조유진은 그의 말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배 대표님, 무슨 일 있으세요?”어깨가 다시 무거워졌다. 배현수는 양복 외투를 다시 그녀의 어깨에 걸쳤다.“밖이 더워서 안 해도 되는데...”그녀가 막 벗으려고 할 때 남자의 뼈마디가 분명한 큰 손이 이미 그녀를 대신하여 양복을 여몄다.“바지에 피가 묻었는데 정말 안입을래?”“...”그녀의 창백한 얼굴이 순식간에 상기되었다. 조유진은 폐가 좋지 않은 데다 건강까지 나빠져 최근 몇 달 동안 생리가 불규칙했다.이번에도 일주일 늦어져 안 올 줄 알았는데 오늘 갑자기 왔다. 그런데 가방 안에는 작은 사이즈의 생리대 한 장만 들어 있었다.공공장소에서 생리가 옆으로 새서 조유진은 정말 난처했다. 특히 오늘 조유진이 입은 청바지는 워싱된 연청색 색상으로 피로 물들면 선명히 보인다.“많이 티나요?”남자는 눈을 내리깔고 그녀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응”이라고 말했다. 조유진은 그의 표정에서 단 하나의 메시지만을 읽었다.--조유진은 이 외투 없이는 스튜디오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그래서... 도대체 생리가 얼마나 흐른 거야?조유진은 잠시 머뭇거
20억이 그냥 그녀의 계좌에 몇 시간 있을 뿐이다. 이 느낌은 상당히 가슴 아프다. 임원 전용 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 배현수는 왼쪽, 조유진는 오른쪽에 섰다. 두 사람 사이에 마치 태평양을 두고 있는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닫히자 엘리베이터 문에 두 사람의 모습이 비쳤다. 엘리베이터가 6층에 도착해서 문이 열리자 마케팅팀 부장이 들어왔다. “배 대표님, 안녕하세요.”배현수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마케팅부장이 들어와서 그들 사이에 섰다.잠시 서 있었는데 마케팅부장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다. 전에는 이 임원 전용 엘리베이터가 꽤 크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왜 갑자기 이렇게 좁은 것 같지?세 사람이 만나면 반드시 한명의 깍두기가 있다. 마케팅부장은 온몸에 개미가 기어다니는 것처럼 괴로웠다. 그는 결코 사회 부적응자가 아닌데 분위기에 대한 예민도가 매우 높아 지금 분위기때문에 온몸이 불편했다. 그는 오른쪽에 서 있는 조유진을 바라보며 이 긴 몇십 초를 빨리 넘기려고 애썼다. “배 대표님, 이 아가씨는?”“내 전 여자 친구.”배현수는 곁눈질도 하지 않고 도도한 얼굴에는 농담하는 기색이 조금도 없었다!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이 다섯 글자를 말했다.마케팅부장 : “!!!”조유진: “...???”진심이야? 그는 사실을 말한 것 같다.그런데... 왜 그렇게 이상하지?마케팅부장은 심호흡을 하고 마른침을 여러 번 삼켰다. 그는 이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너무... 충격적이다!배 대표는 뜻밖에도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무렇지 않게 큰 뉴스를 입 밖에 꺼냈다. 마케팅부장은 격앙된 감정을 억눌러야 한다.몇 초 후에 엘리베이터에서 나가면, 그는 이 가십을 그룹 전체 사람들에게 공유할 것이다! 이번에 그는 제일 먼저 가십거리를 접했다. 누가 또 감히 그의 소식이 늦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띵.엘리베이터가 15층에 도착했다.마케팅부장 : “저기 배 대표님, 도착했습니다, 먼저 내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그는 배현수에
어색한 장면에 조유진은 땅속에 숨고 싶었다. 그녀의 불편함에 비해 배현수는 아무것도 못 본 것처럼 아무렇지 않았다. 그는 손에 들고 있는 생리대를 화장실의 대리석 위에 놓고 돌아서서 나갔다. 화장실 문이 다시 닫혔다.“...”사회적 체면이 없어지는 것이 아마 이런 느낌일 거야! 문밖에 서 있는 배현수는 심각한 눈빛으로 손가락을 꼬집었다. 조유진은 감정을 가라앉히느라 오랫동안 그 안에 있었다. 그리고 깨끗한 바지를 갈아입고 나와 배현수에게 예의상 인사했다. “배 대표님, 다른 일 없으면 먼저 가보겠습니다.”“이렇게 빚을 갚으면 2900억은 평생 갚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해 본 적 있어?”“사람이 죽으면 빚이 사라지잖아요. 그래도 열심히 돈을 벌어서 갚으려고 노력할 거예요. 앞으로 배 대표님께 매달 돈을 보낼게요. 하지만 지금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아 매달 얼마나 갚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물론 만약 배 대표님이 손해본다고 생각하거나 저에게 복수하고 싶다면 법원에 가서 저를 기소해서 저를 신용불량자로 만들어도 돼요.”이것은 배현수의 권리이다.“당신이 원한다면...”조유진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전화가 엄창민이라고 떴다.“죄송합니다.”조유진은 등을 돌려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창민 오빠.”“SY 입구에 있어요? 알겠어요. 이미 끝났어요. 금방...”갑자기 그녀의 휴대전화가 큰 손에 의해 빼앗겼다. 조유진은 어리둥절해서 뒤돌아 그를 보았다. 배현수는 이미 전화를 끊고 휴대전화를 책상 위에 그대로 던졌다.“배현수 씨, 뭐 해요!”배현수가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엄창민이랑 사귀어?”“배 대표님, 우리가 헤어진 지 7년이 지났는데 내가 누구와 사귀든지 배 대표님과 상관없잖아요. 배 대표님은 제 핸드폰을 빼앗고 전화를 끊을 권리가 없어요.”조유진이 핸드폰을 들고 떠나려고 하자 배현수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당신이 누구와 사귀는지 확실히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지만 당신이 선유에 한 약속을 잊지 마. 선유가 엄마를 따라가고 싶어 한다면
“만약 배 대표님이 7년이라는 시간에 대한 개념이 없다면 똑똑히 알려줄게요. 7년이면 인체의 모든 세포가 한 번 바뀌어요. 7년 전의 저와 지금의 저는 같은 사람이지만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7년 전 조유진은 배현수를 위해 열여덟 살에 아이를 낳을 정도로 사랑했어요.”“하지만 지금 당신 앞에 서 있는 사람은 25살의 조유진이에요. 그녀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고 단지 당신과 선을 긋고 싶을 뿐이에요.”조유진은 배현수의 품에 갇혀 얼굴이 창백하고 온몸이 심하게 떨렸다. 이런 스트레스 반응은 그녀를 숨을 쉴 수 없게 했다. 하지만 조유진은 한 마디 한 마디 분명하고 단호하게 말했다. 배현수가 한순간 뻣뻣하게 굳었다. 그를 사랑하지 않아...배현수의 집념적인 관점에서 사랑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그에 대한 조유진의 감정이 엄창민에게로 옮겨간 거라고 믿었다. 그의 눈에는 순식간에 차가운 기운이 맴돌았다. 배현수는 조유진의 귀에 대고 말했다. “당신과 엄창민, 어디까지 발전했어?”배현수는 그녀에게 귀부터 뺨, 입술까지 가볍게 뽀뽀를 하고 있지만 소유욕이 넘쳤다.“내가 말했잖아요. 그와는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하지만 배현수는 이미 미쳤고 질투와 분노가 그를 통제 불능으로 만들었다.“엄창민이 당신을 이렇게 만졌어?”“...”“유진아, 내가 너를 가장 미워하는 게 뭔지 알아?”“...”예전에 배현수는 그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조유진이 자신을 배신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야 그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그녀가 그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괜찮다. 사랑이라는 것은 그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옮겨질 수 있으니 다른 사람에게서 다시 그에게로 옮겨질 수도 있다.배현수의 입맞춤은 더욱 깊어졌다. 배현수는 조유진의 입술을 깨물었는데 그녀가 심하게 떠는 것을 느끼고 동작을 멈추었다.“왜? 싫어?”엄창민, 그 사람이 나은가? 그들은 단지 일 년 동안 떨어져 있었을 뿐이다. 전에 그가 그녀를 건드릴 때 그녀는 이렇게
배현수가 멀어져 가는 랜드로버를 보며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엄 대표님.”“배 대표님? 갑자기 저한테 전화한 이유가 뭐예요?”“엄창민이 대표님의 의자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일부 추잡한 말은 먼저 앞에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난처해지면 안 좋을 것 같아요.”“엄창민? 그 애와 배 대표가 무슨 불화가 있었어요?”“엄창민은 대제주시에서 SY와의 합작 프로젝트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는 일을 경솔하게 하고 공사를 구분하지 못해요.”엄 노인은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엄창민의 성격은 내가 잘 알고 있어요. 그는 일을 매우 진중하게 처리하는데, 공사를 구분하지 못할 리가 없어요. 배 대표님,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말씀하시는 건가요?”“엄창민 씨가 저를 세 대 때려서 턱뼈가 약간 금이 갔어요.”“뭐라고요?”엄 노인은 깜짝 놀랐다.“무슨 일 때문에 싸웠어요?”“한 여자때문에요.”“...”엄 노인은 이것이 너무 황당하다고 느꼈다.“그 여자가...?”“조유진이요. 제 전처이자 아이의 엄마예요.”엄 노인은 심호흡을 했다.“...”이게...하지만 두 그룹이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배현수의 미움을 사면 안 되었다. 만약 이런 개인적인 일로 이렇게 큰 협력을 망친다면, 이것은 분명히 자격을 갖춘 사업가의 행동이 아니다.엄 노인은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엄창민을 즉시 성남으로 불러들여 똑똑히 물어볼게요. 엄창민이 배 대표를 때린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합당한 해명을 할게요. 하지만 이런 개인적인 일이 우리의 정상적인 비즈니스 거래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랍니다.”배현수에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당연하죠. 엄 대표님이 잘 알겠지만, 전 공사가 분명한 사람입니다. 대제주시의 성행 그룹 책임자는 진중한 사람으로 바꾸길 권합니다. 그래야 성행과 SY의 비즈니스 협력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 같아요.”“...”이것은 압박이다. 엄 노인은 여러 해 동안 업계를 종횡무진한 노련한 사람이니 당연히
“그러니까 배현수 이 자식이 일러바친 거예요? 제가 주먹으로 세 대 때린 건 얘기 안 하던가요? 환희에게 그렇게 함부로 하는데 걔는 맞아도 싸요. 환희 대신 몇 대 더 때리지 못한 게 아직도 분이 안 풀리는데!”그러자 엄준은 타이르는 듯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조유진과 배현수, 두 사람의 개인적인 감정이야. 아무리 그래도 네가 우리 협력사 파트너를 때리면 안 되지. 만약 배현수가 고소라도 하면 우리가 하려던 사업은 고사하고 거액의 배상금까지 내야 할 수도 있어. 어쨌든 사람을 때리는 것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할 수 없어.”“하지만 배현수가 사람을 너무 괴롭히잖아요!”“어렸을 때부터 내가 항상 너와 명월에게 무모하게 행동하면 안 된다고 가르쳤잖아. 오늘 너의 행동 좀 다시 한번 생각해 봐. 얼마나 무모한지. 일단 대제주시의 업무를 전부 명월에게 주고 너는 내일 아침 당장 돌아와!”엄준의 목소리는 더없이 진지했고 엄창민도 더 이상 토를 달지 못하고 순순히 답했다.“네, 아버지.”전화를 끊은 엄창민은 침대 머리맡에 앉아 심호흡을 몇 번 하며 분노를 가라앉히더니 이내 일어나 맞은편 방으로 갔다.“환희야, 너에게 할 말이 있어.”엄창민은 조금 전 통화 내용을 조유진에게 말하는 대신 내일의 일정에 대해 말했다. “환희야, 내일 아침 나는 일찍 성남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이렇게 불시에요? 어르신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죠?”“아니야. 업무 조정 때문에. 너... 너는 어떻게 할 거야? 나와 함께 성남으로 갈 거야?”엄창민은 배현수가 개인적인 일로 엄준을 협박하여 자기를 성남으로 돌려보내게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당분간은 돌아갈 수 없어요. 오빠도 알다시피 며칠 후에 선유와 영화 보기로 한 것도 있고... 선유와 오랜만에 한 약속이라 절대 어기고 싶지 않아요.”그러자 엄창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해해. 만약 배현수가 또 너를 괴롭히면 나에게 전화해. 내가 바로 올 테니.”“알겠어요. 고마워요. 창민 오빠.”“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