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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배현수는 넋이 나간 듯 운전석에 가만히 앉아 있었고 그의 쓸쓸한 눈은 한없이 외로워 보였다.

그는 이번에 반드시 조유진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실망이 그의 가슴을 후벼 파고 있었다.

조햇살이 조유진이 아니라니...

배현수는 차 시트에 기대어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때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고 그는 벨소리가 한참 울린 후에야 감정을 추스르고 전화를 받았다.

산성 별장에서 걸려온 전화이다.

통화가 되자마자 전화기 너머로 선유가 물었다.

“아빠. 어디예요? 왜 아직도 집에 안 와요?”

“금방 도착해.”

“빨리 오세요. 밖에 천둥이 치고 우뢰가 울어서 좀 무서워요. 비가 많이 오는데 아빠 우산은 챙기셨어요? 제가 마당으로 아빠 마중 나갈까요?”

“아니야. 방에 가만히 있어. 아빠 곧 도착하니까.”

“알겠어요, 아빠. 운전 조심하시고요.”

“알았어.”

전화를 끊자마자 배현수는 바로 차 시동을 걸었고 검은색 마이바흐 차량은 빗속을 뚫으며 여느 때보다 빨리 달렸다.

맞은편에서는 대형 트럭이 전조등을 켠 채 달려오고 있었고 배현수는 순간 그 트럭을 들이받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쳤다.

그때 귓가에 선하고 여린 선유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빠. 나 무서워요. 나 떠나면 안 돼요. 알겠죠?”

선유의 순진무구한 작은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려 배현수는 핸들을 꽉 잡고 브레이크를 세게 밟았다.

끼익!

귀에 거슬리는 타이어 긁히는 소리가 차가운 어둠을 갈랐다.

...

다음 날 아침.

남초윤은 일찌감치 산성 별장으로 향했다.

그때 배현수와 선유는 식탁에 앉아 한창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고개를 옆으로 돌린 선유는 걸어오는 남초윤을 한눈에 알아보고 바로 외쳤다.

“이모?”

남초윤은 집 안으로 들어가며 큰 목소리로 인사했다.

“우리 선유, 좋은 아침! 오늘 이모랑 놀러 가지 않을래?”

놀러 간다는 말에 선유는 신이 나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남초윤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디로 놀러 갈까?”

“쇼핑하러 갈까? 지난번에 선유가 작은 치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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