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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그게 무슨 이유든 유씨 집안 도련님의 머리를 때린 것 자체가 잘못이야! 다행히 도련님이 대인배셔서 안 따지고 그냥 넘어가는 거야. 조유진, 너 당장 서주시로 돌아와서 도련님께 사과해!”

사과? 조유진은 왜 본인이 사과를 해야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밤새도록 억눌렀던 감정이 조범의 무분별한 질책 앞에서 터지고 말았다.

“서주시로 돌아가요? 아버지, 잊으셨어요? 애초에 서주시에서 저를 쫓아낸 게 아버지예요. 그리고 지금은 나보고 서주시로 돌아가 유승태에게 사과하라고요? 유승태가 진짜 나를 강간이라도 했다면 그것도 내가 사과해야 하겠네요?”

조범은 어리둥절했다. 그리고 이내 다시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말했다.

“유진아. 네가 오해하는 게 있는데 유 도련님은 너를 좋아해서 한순간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것뿐이야. 유 도련님이 오늘 아침에도 우리 집으로 와서 혼담 얘기를 꺼냈어. 그리고 꼭 너와 결혼하겠다고 했어. 다른 사람은 안 된대. 유 도련님이 너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것도 네 복이야. 그러니까 빨리 집으로 와. 참, 그리고 그 양아치는 절대 데리고 오지마. 혹시라도 유 도련님이 보면 이 혼사가 또 깨질까 봐 두려우니까.”

조유진은 손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그런 복은 다른 사람이나 주라고 해요. 나는 누리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자꾸 그 사람에게 양아치라고 하지 마세요. 저는 절대 유승태와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 유씨 집안과 관계를 맺고 싶으면 아버지가 결혼하세요.”

말이 끝나자마자 조유진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6년 전, 조유진이 직접 유승태와의 혼인을 망쳤다. 그때 조범은 홧김에 조유진을 집에서 쫓아냈다.

지난 6년 동안 친아버지인 조범은 조유진에게 한 번도 관심을 주지 않았고, 6년 만에 처음으로 걸려온 전화는 조유진을 괴롭힌 악마에게 사과하라는 것이었다.

조유진을 호랑이 굴로 보내겠다고 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가끔 조범이 진짜 친아버지가 맞는지 의심스럽다. 그게 아니면 조유진을 이렇게까지 모질게 대하는 게 이해가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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