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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조유진이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기도 전에 이불이 젖혀졌다.

사늘한 기운이 느껴졌고 고막을 찌르는 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배 대표님을 꼬시러 온 거야? 꼴은 그럴 것 같지만 당신 같은 사람들은 그저 한 번 쓰고 버리는 냅킨 같아. 당신 같은 여자들 많이 봤지.”

조유진은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베개로 몸을 가리며 물었다.

“누구세요?”

여자는 옆에 있는 가죽 소파에 앉아 금방 한 것 같은 네일을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조유진을 힐끗 보며 말했다.

“나는 배현수 대표님의 약혼녀 송인아.”

어젯밤, 배현수가 한 여자와 같이 호텔에 들어간 것이 파파라치에게 찍혔다.

그래서 오늘 아침 그 스캔들이 온 세상에 퍼졌다.

송인아는 배현수 명의상의 약혼녀로서 오늘 갑자기 터진 스캔들에 체면이 구겨졌다. 그래서 호텔을 찾아와 모든 분노를 조유진에게 쏟고 있었다.

송인아는 너무 의아했다. 배현수는 낯선 사람을 절대 가까이하지 못하게 한다. 평소에도 송인아가 배현수의 팔을 조금이라도 건드리기만 하면 배현수는 무자비하게 뿌리쳤다. 그러나 왜 하필 조유진은 되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이힐을 신은 송인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침대 옆에 걸어와 기세등등한 태도로 조유진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말했다.

“얼마면 돼? 얼마면 잠자코 있을 거야?”

조유진은 옷을 입고 나서 설명했다.

“어제 현수 씨와 아무 일도 없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질척대지 않아요.”

“하! 그 말을 내가 믿을 것 같아?"

송인아가 조유진 옷깃을 잡아 벗기려 하자 조유진은 뒤로 한발 물러서며 말했다.

“왜 이러세요!”

“내가 바보로 보여? 네 목에 키스 마크들 보고도 그저 손만 잡고 잤다고 할 거야? 침대에서 손 잡고 얘기만 했다고?”

송인아는 조금 짜증이 났다. 조유진이 조신한 척을 하는 것은 더 큰 야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충분히 설명드렸다고 생각해요. 그런데도 못 믿으시면 저도 어쩔 수 없어요.”

송인아는 조유진과 배현수가 이미 6년 전부터 같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너무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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