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06화

이때, 의사가 반창고를 가져왔다.

“먼저 이거 붙이세요. 상처가 매우 깊숙해서 다 나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실 겁니다. 절대 물이 닿으면 안 됩니다.”

“네.”

조유진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의사가 배현수에게 말했다.

“여자친구분이 샤워하실 때 방수 반창고를 붙여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냥 몸을 닦아내는 것이 좋기 때문에 한동안은 참으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선생님, 제 남...”

남자친구라는 호칭이 차마 입 밖에 나오지 않았다.

조유진은 옷을 챙겨 이미 뒤돌아 떠난 배현수의 뒤를 따랐다.

“의사 선생님께서도 이미 봐주셔서 이제 정말 괜찮아요. 혼자 집에 갈 수 있어요.”

앞에서 걷고 있던 배현수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자 조유진은 그대로 그에게 부딪힐 뻔했다.

배현수는 뒤돌아서더니 강제적으로 키스를 퍼부었다.

“데려다주겠다고 했으니 약속 지킬 거야. 난 너처럼 변덕이 심한 사람은 아니야.”

“그저... 번거로우실까 봐...”

조유진은 시무룩한 채 땅을 쳐다보고 있었다.

한번 잘못했으면 무엇을 하든 잘못을 거듭 반복하는 것밖에 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인과응보였다.

예전의 조유진이라면 배현수 앞에서 이 정도로 비굴한 사람은 아니었다.

배신만 아니었다면 배현수는 얼마든지 그녀가 마음대로 애교부리고 떼쓰는 모습을 받아줄수 있었다.

조유진이 직접 자신을 향한 사랑을 짓밟은 것이다.

차에 올라타고, 주소를 알려주었다.

가는 길 내내 분위기는 차갑기만 했다.

동네 입구에 도착했을 때, 조유진이 갑자기 물었다.

“만약 제가 죽는다고 해도 저를 미워할 거예요?”

배현수는 멈칫하더니 비웃었다.

“다 죽게 되는 마당에 내가 미워하든 말든 너랑 뭔 상관이야. 어차피 죽은 사람은 살아있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잖아.”

조유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일리가 있네요.”

다만 욕심일 수도 있었지만 죽어도 여한이 없었으면 했다.

그러다 생각을 바꿔보기로 했다.

‘죽어도 여한이 있으면 또 뭐 어때? 죽으면 그만인데.’

하지만 그래도 욕심이 났다. 어차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