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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괜찮은데, 왜? 이것때문에 또 신경 쓰여?”

육지율은 일부러 말을 애매하게 하며 배현수가 신경 쓰는 대상이 육지율인지 조유진인지 알수 없게 만들었다.

배현수가 돌아왔다. 따라서 조유진도 더이상 이 자리에 오래 머물기 곤란했다.

“육 변호사님, 저도 여기까지만 말하겠습니다. 믿든 안 믿든 이건 변호사님 자유시니까요. 하지만 변호사님께서 정말 초윤이를 오해하셨습니다.”

“됐어. 너도 이만 가봐. 나와 남초윤 사이의 일은 외부인인 네가 끼어들 일이 아니야. 남초윤이 정말 이 일에 해명하고 싶다면 직접 오라고 해.”

조유진도 더이상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고 그대로 몸을 돌려 바를 나왔다.

...

대제주시의 여름은 항상 한치 앞도 예측할수가 없었다.

한밤중에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조유진은 바 입구의 복도에 서서 휴대폰을 켜 택시를 잡고 있었다.

그녀 뒤의 바 입구에서는 끊임없이 사람들이 몰려나왔고 그 사람들은 술에 잔뜩 취해 길을 가다가도 앞이 흐릿하게 잘 보이지 않는지 계속하여 조유진에게 부딪쳐왔다.

계속된 타격에 상처를 건드린듯 싶었다.

조유진은 급격하게 밀려오는 통증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왼쪽 가슴을 움켜쥐고 천천히 그 자리에 웅크려 앉았다.

그때 검정색의 마이바흐 한 대가 그녀의 앞을 지나쳤다.

차 내부, 배현수는 백미러로 조유진의 모습을 힐끗 쳐다보고는 더이상 관여하지는 않았다.

차가 그대로 또 한 구간 앞으로 나아갔다.

콩알만큼 굵은 빗방울이 끊임없이 앞유리에 부딪쳐 부지런히 움직이는 와이퍼에 의해 빠르게 튕겨져 날아갔다.

이 길은 번화가이고 술집도 많았다. 게다가 이토록 큰 비가 오는데 이 시간에 택시를 잡는건 거의 하늘의 별 따기 격이었다.

배현수는 무의식간에 다시 한번 백미러로 뒷켠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조유진이 한 손으로 우산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왼쪽 가슴을 움켜쥐고 힘겹게 비바람속에서 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수척한 그녀의 몸은 마치 바람만 불어도 바로 부러져버릴듯 가냘펐다.

배현수의 미간이 더욱 보기좋게 구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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