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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1화

“어...”

제 예상과는 다른 반응에 임유환이 벙쪄있자 조명주도 얼굴을 붉힌 채 말했다.

“유환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옷 내려요!”

“하...”

이러면 둘의 첫 만남이라도 떠올리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별 소용이 없자 임유환은 실망한 듯 옷을 내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더 나았을 정도로 최서우는 빨개진 얼굴로 임유환을 잔뜩 경계하고 있었다.

세차게 뛰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킨 최서우는 조명주를 보며 입을 열었다.

“명주야, 내가 진짜 이런 변태를 구하려고 총을 맞았다는 거야?”

“어...”

최서우에게 자신이 변태 취급을 받는 날이 올 줄은 몰랐던 임유환은 입꼬리가 떨려오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서우야, 유환 씨는 변태가 아니야.”

그렇게 말을 잇지 못하는 임유환을 대신해 조명주가 해명을 해주고 있었다.

“너랑 유환 씨는 병원에서 처음 만났어. 그때 유환 씨 배에 난 상처를 살펴준 게 너고, 그리고 너 때문에 유환 씨 상처가 다시 벌어지기도 했었어.”

그때까지만 해도 쌩쌩하게 돌아다니며 임유환을 괴롭히던 최서우를 생각하니 조명주는 제가 괜히 부끄러워졌다.

“알겠어.”

조명주가 저를 속일 리 없었기에 최서우도 그런가 보다 하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임유환이라는 사람에 대한 기억은 없었다.

그때 최서우를 자극할 다른 방법이 떠오른 임유환은 다시 입을 열었다.

“서우 씨가 전에 나를 잘생긴 환자분이라고 불렀던 건 기억 나요?”

“잘생긴 환자분이요?”

임유환의 말을 들은 최서우는 이불로 온몸을 감싸며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의심스럽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당신 진짜 변태 아닌 거 확실해요?”

“아니에요...”

저를 노려보는 최서우에 임유환의 눈시울이 서서히 붉어졌다.

지금의 최서우는 마치 대학 시절로 돌아가 버린 것 같았다.

조효동이라는 인간에게 상처받지도 않고 남자를 혐오하는 병 같은 것도 없는 활발하고 해맑았던 그때로.

하지만 저마저도 깨끗이 잊어버렸다는 사실에 임유환은 슬퍼질 수밖에 없었다.

“알겠어요.”

최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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