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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기억이 안 나.”

기억을 잃기 전에 최서우가 임유환을 남다르게 생각한다는 걸 아는 조명주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한번 물었다.

“다시 잘 생각해봐. 정말 모르겠어?”

“응, 모르겠어.”

“그래...”

조명주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임유환은 저를 떠올리지 못하는 최서우를 보며 마음 한편이 아파왔다.

“서우야, 그럼 서인아 씨는 알아?”

포기하지 않고 묻는 조명주에 최서우는 아까와는 상반되는 얼굴로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당연하지!”

“서인아 씨는 우리 여자들의 우상이잖아. 예쁘고 카리스마도 있고. 어린 나이에 벌써 재계 여왕님이시잖아.”

서인아에 대한 칭찬을 줄줄이 늘어놓던 최서우는 그제야 임유환 옆에 서 있는 또 다른 여자를 주의 깊게 보았는데 그 실루엣이 서인아와 너무나도 흡사했다.

“서인아 씨? 어떻게 여기 계세요?”

서인아는 눈을 크게 뜨고 묻는 최서우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서우 씨가 기억을 잃었으니 당연히 모르겠죠. 우리 아까 같이 밥도 먹었는데.”

미소를 짓는 서인아의 눈에는 기억을 잃어버린 최서우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우리가 같이 밥을 먹었다고요? 서인아 씨랑 저랑요?”

한편 최서우는 자신이 서인아와 함께 밥도 먹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에 깜짝 놀라 연신 되물었다.

“명주야, 나 얼마나 잔 거야?”

최서우는 좀 전까지만 해도 깊은 꿈을 꾸고 있었다. 너무나도 생생해서 마치 현실 같은 꿈을.

분명 도서관에서 책을 보다가 너무 피곤해서 눈을 감았는데 갑자기 누가 제 이름을 부르는 게 들려서 힘껏 눈을 떠봤더니 지금 이 상황이었다.

“수술한 시간까지 다 하면 열두 시간쯤 됐어.”

“열두 시간이면 그렇게 길지도 않은데...”

조명주의 대답에 최서우는 혼자 중얼거렸다.

현실에서는 고작 열두 시간 지났을 뿐인데 꿈속에서는 한 세기를 보낸 것 같았다.

“응, 빨리 일어나서 다행이야.”

“지금 어디 불편한 덴 없어?”

걱정스레 묻는 조명주에 최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그냥 머리가 좀 아픈 것 말고는 다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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