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36화

작가: 남선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9-14 19:00:00
“유환 오빠, 나도 이젠 어른이에요.”

나지막이 말하는 윤여진의 예쁜 얼굴에 매혹적인 웃음이 피어올랐다.

“그러네.”

임유환도 아주 예쁘게 자라나 그때와 달리 자신만만해 보이는 윤여진이 놀라웠다.

임유환은 더는 제 보호가 필요 없어진 윤여진을 그때처럼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오빠, 지금의 저는 어때요? 오빠가 좋아할 만한 스타일에요?”

윤여진은 눈을 반짝이며 임유환을 다정히 바라보았다.

옆에 서 있는 많은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는 것인지 윤여진은 E컵이나 되는 가슴이 눌리울 정도로 임유환의 팔을 꼭 끌어안으며 그의 대답을 재촉했다.

“어...”

그 오랜 시간 동안 보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다정하게 스킨십을 하는 윤여진에 임유환은 적잖이 당황했다.

자꾸만 제 팔을 타고 전해지는 말랑한 촉감에 정신까지 아득해져 왔던 임유환은 윤여진을 보며 난감한 듯 말했다.

“저, 여진아...”

“왜요, 오빠?”

윤여진은 남자라면 누구든 빠져들 것 같은 두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며 정말 모르겠다는 듯 임유환을 바라보았다.

“그게... 거기가...”

어렵사리 돌려 말하는 임유환에도 윤여진은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그게 뭐요, 어차피 그때는 우리 둘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하던 윤여진도 그날 일을 떠올리자 눈빛이 흔들렸다.

역시 윤여진은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었던 거지 정말로 그런 일을 떠올려도 감정에 아무런 파동도 일지 않는 사람은 아니었다.

윤여진 입에서 나온 그날 일에 임유환은 멋쩍은 듯 마른기침을 해댔다.

그때 아무것도 모르던 둘이 하마터면 서로에게 큰 실수를 할 뻔했었다.

때는 2학년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발육이 다 끝난 윤여진이 하필 성교육이 원만히 진행될 수 없었던 시기에 또 친구들의 이상한 눈길과 조롱을 받고 있던 15년 전이었다.

그렇게 매일 기죽어 있던 윤여진이 어느 날 하교를 하다가 임유환에게 또 가슴 때문에 놀림받았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던 것이다.

그때의 윤여진은 임유환과 제일 친했으니 그에게 객관적인 평가를 해달라고 가슴을 보여주겠다고 했었고 임유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537화

    서인아의 외침에 로비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서인아는 차가운 눈에 적의를 가득 담아 윤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뭐하긴요, 당연히 오랜만에 만난 유환 오빠를 반가워하는 중이죠.”윤여진 역시 입꼬리를 올리며 서인아를 바라봤다.그렇게 둘이 기 싸움을 하며 눈을 맞추니 거기서 스파크가 튀기는 것 같았다.연경의 2대 미인으로 불리는 서인아와 윤여진은 원래도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그런 둘이 서로를 쳐다보고 있으니 분위기가 좋을 리가 없었다.모든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서인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반가워해요? 그게 그렇게 꼭 안고 있어야 할 일인가요?”그 말투가 아까보다 더 차가웠지만 윤여진도 물러서지 않으며 말했다.“어릴 때부터 이렇게 친했거든요.”윤여진은 겉으로 보기에는 애교 있고 사람 좋아 보이지만 그런 열정적이고 다정한 모습은 오로지 본인이 좋아하는 사람한테만 보여주는 모습이지 다른 이들을 대할 때는 서인아 못지않게 차가웠다.아니, 오히려 서인아보다 남자를 더 싫어하는 건 윤여진이었다.“그래도 장소는 가려야죠, 윤여진 씨.”그럼에도 윤여진을 보는 차가운 시선은 거두지 않는 서인아였다.“아, 그러네요. 여기가 서씨 집안이었죠.”그제야 임유환에게서 떨어지는 윤여진에 사람들은 둘의 언쟁이 싸움으로 번지지 않은 것에 안도했다.하지만 이어지는 윤여진의 말은 서씨 집안 모두의 안색을 어두워지게 했다.“아까 저 밖에서 다 들었어요. 누가 감히 우리 유환 오빠를 괴롭히더라고요.”“근데 저희 윤씨 집안에서는 이런 일에 면죄패 같은 건 통하지도 않아요. 면사패도 물론 소용없고요. 감히 가주와 내 앞에서 그런 말을 뱉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죽어야죠.”말을 하면서도 냉기를 뿜어내는 윤여진의 눈을 본 서씨 집안 장로들의 입가가 떨려왔다.역시 윤씨 집안 아가씨의 성격이 만만치 않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던 것 같다.“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서인아 씨가 오빠를 생각하는 마음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거예요.”단호한 윤여진의 말투는 마치 서인아와 한

    최신 업데이트 : 2024-09-15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538화

    “서인아 씨, 왜 저를 그런 눈으로 보시죠? 저는 서인아 씨한테 악감정 없는데요.”서인아의 차가운 시선을 느낀 윤여진이 웃으며 물었다.“오늘은 그냥 유환 오빠가 걱정돼서 온 거예요.”말을 마친 윤여진은 예쁜 눈으로 임유환을 보며 손을 들어 아까의 결투 때문에 주름져있는 카라를 펴주고는 다정히 물었다.“오빠, 아까 안 다쳤죠?”“응, 안 다쳤지...”두 여자 사이에 낀 것 같은 느낌에 임유환은 나지막이 대답했다.“그럼 됐어요.”영락없는 얌전한 새색시처럼 말하는 윤여진에 서씨 집안 남자들이 또다시 임유환을 질투하며 노려봤다.여신 같은 얼굴로 다정히 건네는 말에 서강인을 포함한 서씨 집안 장로들의 눈꼬리가 저도 모르게 움찔거렸다.윤씨 집안 아가씨는 도도하기만 한 게 아니라 성격이 서인아와 견주어도 될 만큼 안 좋다는 소문이 돌았었는데 지금 이 모습은 그 소문과는 너무나도 상반된 모습이었다.하지만 서인아는 윤여진이 제게 보여주려고 일부러 더 과하게 행동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짜증이 나기 시작해 목소리를 차갑게 깔며 말했다.“윤여진 씨, 저는 오늘 윤여진 씨를 서씨 집안에 초대한 기억이 없는데요. 제멋대로 남의 집에 들어온 것도 모자라서 저희 집안일에 상관까지 하시고, 좀 무례하시네요.”“제가 안 오면 유환 오빠가 괴롭힘당했을 거잖아요.”윤여진은 자신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그런 건 윤여진 씨가 신경 쓸 일이 아닌 것 같은데요, 제가 있는 한 임유환을 괴롭힐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아까 그 상황은 그렇게 안 보였는데요.”누구 하나 물러서지 않고 팽팽히 맞서는 둘에 잠시 꺼졌던 불꽃이 다시 튀기고 있었다.그에 서인아가 미간을 찌푸리자 임유환이 상황을 중재하고자 나서며 윤여진에게 부탁하듯 말했다.“여진아, 그만해. 네가 인아를 오해한 거야.”“알겠어요, 오빠가 그렇다면 그런 거죠.”다시 고분고분하게 대답하며 웃는 윤여진에 임유환은 그제야 한시름 놓고 서인아를 향해 말했다.“인아야, 아까 여진이가 한 말은 마음에 담아 두지 마

    최신 업데이트 : 2024-09-15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539화

    해가 지는 노을이 그림처럼 펼쳐진 서씨 집안의 뒷산 언덕에는 서인아가 홀로 차가운 벤치에 앉아 있었다.이곳은 서인아가 마음이 복잡할 때마다 오는 아지트 같은 곳이었다.오늘도 어김없이 이곳에 반나절 동안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들려온 누군가의 다급한 발소리가 서인아의 고요한 적막을 깨버렸다.때마침 서인아의 뒤에 나타난 한 인영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후, 드디어 찾았네.”목소리를 듣고 임유환인걸 알아차린 서인아는 아직 삐진 척 차갑게 물었다.“네가 여긴 왜 왔어?”“너랑 같이 있으려고 왔지.”“누가 같이 있어 달랬어? 가서 여진이랑 더 놀아주지 왜?”서인아의 화를 풀어주고자 더 능청스럽게 말하는 임유환에 서인아는 새침하게 대꾸했다.“그건 네가 오해한 거야, 나 걔랑 정말 아무 사이 아니야.”아까 일로 화가 난 것 같은 서인아에 임유환은 진심을 다해 사과했지만 서인아는 대답도 하지 않고 고개를 홱 하고 돌려버렸다.“아직도 화났어?”서인아의 옆에 붙어서 낮게 달래는 임유환에 서인아는 엉덩이를 들어 자리까지 옆으로 옮겨 버렸다.두 주먹 정도의 거리를 옮겨버리는 서인아에 임유환은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또 한편으론 웃기기까지 했다.평소에는 도도한 냉미녀라 불리는 서인아가 삐졌을 때는 이토록 귀여울 수 있다는 걸 누가 알기나 할까.“뭘 웃어?”하지만 서인아는 이 와중에도 웃는 임유환을 보니 더 화가 났는지 미간을 찌푸렸다.“그냥, 너 화내는 게 너무 귀여워 보여서.”“허, 누가 화내? 난 화 안 냈거든.”말은 차갑게 했지만 화가 나 붉게 상기된 얼굴은 거짓말을 못 하고 있었다.“그럼 질투하는 거야?”“꺼져!”집요하게 물어오는 임유환에 서인아는 눈을 흘기며 소리쳤다.“하하.”임유환은 사람 좋게 웃어 보이며 뻔뻔하게 또 서인아의 옆으로 가 붙었다.“인아야, 나랑 여진이는 정말 아무 사이 아니야. 그냥 어릴 때부터 같이 자라서 진짜 남매처럼 친한 것뿐이야. 걔는 진짜 내 여동생이나 다름없는 애라니까.”“걔는 그렇게 생각

    최신 업데이트 : 2024-09-16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540화

    “너, 너 뭐 하는 거야 지금!”얼굴이 빨개진 서인아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는 말했다.“손이 차니까 내가 따뜻하게 해주려고.”“누가 그래 달랬어?”말로는 필요 없다는 하고 있지만 서인아의 떨리는 눈동자는 임유환의 손바닥에서 전해지는 온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아직도 화났어?”임유환은 고개를 기울이며 아직도 화난 듯 보이는 서인아와 눈을 맞추려 애썼다.“누가 화났다고 그래, 이거 놔...”부끄러운 듯 시선을 피하던 서인아가 손을 빼내려 하자 그걸 더욱 꽉 잡은 임유환이 말했다.“안 놔.”“이젠 누가 뭐래도 안 놔.”임유환의 말에 순간 심장이 반응해버린 서인아는 손을 빼내려 주던 힘을 풀어버렸다.그리고 꼼지락대던 힘이 약해진 걸 느낀 임유환은 서인아를 더욱더 다정히 바라보았다.그리고는 단호하게 선전포고 같은 말을 내뱉었다.“이젠 너 혼자 서럽게 안 한다고 했잖아.”임유환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에 서인아는 그 말에 심장이 떨려와 이를 악물었다.7년 동안 쌓이고 쌓인 오해들이 빚어낸 둘의 불행이었다.“그날일 내가 너 계속 속였는데, 내 탓 안 해?”고개를 들어 임유환을 바라보는 서인아의 눈에는 죄책감이 가득했다.물론 임유환을 위해 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그때 서인아가 했던 말들에 임유환 역시 많은 상처를 받았었기에, 서인아도 그걸 알고 있기에 항상 미안했었다.“네 탓 안 해.”하지만 임유환은 서인아의 질문에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그때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너는 얼마나 힘들었겠어.”평범한 출신이 아니니, 집안의 운명을 등에 지고 살아온 인생이니 서인아는 단 한 번도 저만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남들과 다르게 태어났다는 죄로 감정조차 집안의 반대와 간섭을 받아야 하는 서인아를 알기에 임유환은 그날 마음에도 없는 소리로 자신을 떠나보낼 때의 서인아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 단호한 표정 뒤에 가려진 진짜 얼굴은 얼마나 슬프게 울고 있었을지 짐작을 할 수 있었다.그냥 본인이 못나서 그렇게 저를 위해주는 서

    최신 업데이트 : 2024-09-16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541화

    “유환아.”“응?”갑자기 임유환을 불러오는 서인아에 임유환은 그녀를 바라보았다.“난 내가 너무 운이 좋았던 것 같아. 운 좋게 너를 만났잖아.”나지막이 말하는 서인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다정했다.임유환을 만난 건 정말 하느님이 베풀어준 은덕 같았다.임유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잘 짜인 각본처럼 아무런 파동도 없이 기계적으로 살아갔을 텐데 임유환이라는 사람을 만나 평온하던 인생에도 파동이 일기 시작했다.서인아에게도 신경 쓰이는 존재가 생겨버린 것이다.“나도.”대답하며 고개를 들던 임유환은 익숙한 그 얼굴에 심장이 떨려왔다.서인아는 임유환 기억 속의 7년 전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저 어린 날의 청초함이 이젠 여자의 성숙함으로 바뀐 것뿐이었다.“유환아, 유리 처음 만났을 때 기억해?”서인아는 여전히 임유환 어깨에 기댄 채 다정히 물었다.“기억하지.”둘의 첫 만남 장소는 연경 공항이었다.“그때 나 첫인상 어땠어?”“도도했어.”“도도한 거 말고는?”“음... 이쁘고 몸매 좋다?”“남자들은 다 짐승이라니까.”“어...”서인아가 토라진 척 말하자 임유환이 입꼬리를 애써 올리다가 물었다.“그럼 너는? 내 첫인상 어땠는데?”“몰라, 그런 거 없어.”“어...”첫 만남에 그냥 지나가는 행인 정도로 서인아에게 존재감이 없었나 하는 생각에 임유환은 마음이 조금 복잡해졌다.“거짓말이고... 나 사실 너 엄청 기억에 남았었어.”“어떤 인상이었는데?”웃음을 흘리며 말하는 서인아에 임유환도 흥미가 생겨 물었다.“입은 옷은 그저 그렇고 사람은 별로 믿음직해 보이지도 않고.”“하하, 별로 좋은 인상은 아니었네.”입술을 삐죽이며 말하는 임유환에 서인아가 옅은 웃음을 흘렸다.“기억에 남았다고만 했기 좋은 인상이라곤 안 했어.”“그때는 아버지가 왜 이런 경호원을 보내줬는지 이해가 안 갔는데 뭐 좀 보다 보니까 꽤 실력 있더라 너.”옛날 일들을 떠올리니 서인아의 얼굴이 다시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빗발치는 총알을 뚫고 적들을 하나하

    최신 업데이트 : 2024-09-17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542화

    저도 모르게 삼켜지는 침 때문에 울대가 움직였고 호흡도 점점 가빠지기 시작했다.임유환에게 머리를 기대고 있던 서인아도 임유환의 그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느끼고는 고개를 돌려 의아하다는 듯 임유환을 바라보았다.그러더니 바로 동공이 흔들리며 서인아의 얼굴도 빛을 속도로 빨간 물감이 들어갔다.“유환아, 왜 그래...”흔들리는 속눈썹이 떨리는 서인아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었다.아무리 도도하고 차가운 서인아라 할지라도 이런 상황에서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는 건 무리였다.임유환은 말없이 서인아만을 바라보고 있었다.그 누구 앞에서 이리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서인아를, 경국지색의 얼굴로 제 앞에서만 쑥스러워하는 서인아를 고스란히 눈에 담고 있었다.서인아의 손을 잡으려던 임유환의 손은 저도 모르게 서인아의 허리로 향했다.“안돼, 유환아!”그에 온몸이 굳어버린 서인아가 소리 질렀지만 이미 본능에 이성이 집어 삼켜진 뒤라 임유환의 귀에 그런 말이 들어갈 리 만무했다.서인아의 얇은 허리 위에 올려진 임유환의 손에 힘이 들어가자 서인아는 맥없이 임유환의 품 안으로 들어갔고 그렇게 둘은 아까보다 더 가까이에서 서로를 느끼고 있었다.임유환의 박력 넘치는 모습과 행동에 얼굴이 빨개진 서인아는 심장까지 터질 듯 빨리 뛰고 있었다.이성과 처음으로 하는 이런 진한 스킨십에 서인아의 볼은 갈수록 뜨거워져 가고 있었고 아까까지만 해도 희미하게 남아있던 눈 속의 도도함은 이미 몽롱함으로 대체된 지 오래였다.그럴수록 임유환의 목은 점점 타들어 갔다.임유환은 서서히 시선을 옮겨 긴장한 탓에 살짝 벌어져 있는 서인아의 입술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그에 임유환의 의도를 알아차린 서인아의 눈이 반짝였다.“유환아...”부끄러운 듯 빨개진 얼굴로 나지막이 부르는 목소리에 임유환은 무언가에 이끌리기라도 하듯 천천히 서인아의 입술에 가까워져 갔다.“안돼...”서인아는 발버둥을 치며 임유환을 밀어내보려고 했지만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그래서 밀어내는 게 아니라 밀어내는

    최신 업데이트 : 2024-09-17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543화

    노을이 지는 언덕 위에서 그렇게 임유환은 마침내 서인아의 입술에 제 입술을 맞췄다.벌어진 입술 틈 사이로 오가는 뜨거운 숨결에 굳게 감은 서인아의 눈초리가 파들파들 떨려왔다.그때 산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부터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뜨거운 사랑을 나누던 둘은 그 소리에 순간 몸이 굳어져 버렸다.서인아도 깜짝 놀라 눈을 떴지만 눈을 뜨니 바로 보이는 건 임유환의 얼굴이었다.둘 사이의 거리는 십 센티미터도 채 안돼 보였다. 금방이라도 입술이 닿을 것만 같은 거리였다.그 모습에 더욱 부끄러워진 서인아는 다급히 임유환 품에서 나와 전혀 구김이 가지 않은 치마를 정리하기 시작했다.“미안해, 내가 방해했네.”그때 갑자기 들려오는 멋쩍은 기침 소리에 임유환과 서인아가 고개를 돌려보니 서강인이 멀찍이 떨어져 서 있었다.“아, 아저씨 오셨어요.”어색하게 인사를 건네는 임유환도 지금 쪽팔려서 죽을 것 같았고 서인아는 귀 끝까지 달아오른 얼굴을 한 채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아빠가 어떻게 여길...”“나는 그냥 둘이 화해했나 궁금하기도 하고, 유환이한테 물어볼 것도 있고 해서 왔는데... 이건 전혀...”둘이 키스하는 걸 목격한 서강인도 나름대로 이 상황이 불편했다.딸의 성격을 아는 서강인은 사실 아까 윤여진의 일로 서인아가 임유환과 크게 싸울 줄 알아서 걱정되었었는데 이런 모습을 보니 한편으론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그럼 둘이 얘기해요, 난 저기 가서 좀 걷고 있을게요...”서인아는 붉어진 얼굴로 쑥스러운 듯 말하더니 서둘러 자리를 비켜주었다.그렇게 그 벤치에는 서강인과 임유환 둘이 나란히 앉게 되었다.“그, 아저씨, 아까 일은...”서인아와 임유환의 뜨거운 장면을 목격한 게 하필 서강인이어서 임유환은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뒷머리만 긁적였다.“하하, 괜찮아. 나도 그런 시절이 있어서 다 알아.”서강인은 호탕하게 웃으며 임유환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임유환을 바라보는 서강인의 눈에는 감탄과 동경의 눈빛이 섞여 있었다.서강인은

    최신 업데이트 : 2024-09-18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544화

    “그렇게 긴장할 필요는 없어. 아무 일도 없는데 그냥 사람이 나이가 드니까 이런저런 생각이 다 들어서 그래.”서강인은 잔뜩 긴장한 임유환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려주며 말했다.“아저씨 아직 이렇게 젊으신데 뭐가 나이 들어요.”그에 임유환도 실소를 터뜨리며 안도의 숨을 뱉어냈다.“그래도 자네 같은 젊은이들한테는 못 비기지.”“앞으로는 다 자네 같은 젊은이들 세상이지. 근데 아까 내가 한 말은 약속해줄 수 있겠나?”“걱정 마세요 아저씨, 제가 있는 한 인아가 힘든 일은 없을 거예요.”진지하게 서강인에게 약속하는 임유환을 본 서강인은 아까보다 편한 마음으로 웃어 보였다.“자네가 그렇게 약속해주니 내 마음이 조금 놓이네.”“아저씨, 진짜 별일 없으신 거 맞죠?”하지만 계속 무언가를 감추는 듯한 서강인에 임유환은 다시 한번 되물었다.“정씨 집안에서 서씨 집안에 무슨 짓 했어요?”“정씨 집안에서는 아직 아무 짓도 안 했어. 그냥 내가 우리 인아한테 미안한 게 많아서 그래.”서강인은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었다.“인아도 진짜 불쌍한 아이야. 태어나보니 엄마가 저를 낳다가 돌아가셨지.”“그리고 내가 인아한테 새엄마를 하나 찾아줬는데.”“그게 내가 한 제일 큰 잘못이야. 그것 때문에 벌어지지 않아도 될 일들이 벌어졌어.”그 말을 하는 서강인의 눈에 진한 후회와 죄책감이 피어올랐다.어쩐지 서인아가 엄마 얘기를 한 번도 안 한다 했는데 어머님이 그렇게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은 임유환은 심장이 철렁했다.그런데 새엄마라는 분은 이 집에서 한 번도 못 본 것 같은데 어떻게 된 일인지 의아했다.“아저씨, 그럼 그 새엄마라는 분은 어떻게 됐어요?”“그 못된 년!”새엄마를 언급하자 서강인의 눈에 살기가 차올랐다.“그 여자가 우리 인아를 죽일 뻔했어!”“죽일 뻔했다고요?”“그래.”심장이 다시 한번 철렁한 임유환이 묻자 서강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살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그 여자가 우리 집 재산을 탐내서 나 모르게 인아를 몇 번이나 노렸더라고.”“

    최신 업데이트 : 2024-09-18

최신 챕터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648화

    임유환과 윤여진은 최서우의 병이 악화될까 염려하여 일부러 그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조용히 임씨 집안으로 향했다.임씨 집안으로 가는 차 안에서 윤여진은 사건의 자초지종에 대해 간략하게 전해 듣게 되었다.영상 속의 그 여자는 임유환의 시중을 들던 나비라는 이름의 메이드이고 그 메이드를 남자들에게 건네준 이가 임준호라는 사실까지 다 듣고 난 윤여진도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윤여진이 알고 있는 임준호는 자상하고 따뜻한 분이었는데 그런 분이 한 일이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조차도 없는 잔인한 행동에 15년 전 자신의 친아들을 직접 내쫓던 그때의 임준호가 떠올라 윤여진은 온몸이 오싹해났다.아마도 15년 전 그날부로 임준호가 완전히 변한 게 아닌가 싶었다.30분 뒤 그들은 임씨 집안에 도착했지만 워낙 깊은 밤이라 저택의 대문은 당연히 잠겨있었고 흑기군을 데리고 대문 앞에서 한참 동안 대기하고 있던 흑제가 임유환을 보고 인사를 건네왔다.“임 선생님.”“오셨어요?”임유환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세계 제일 갑부의 느닷없는 등장이 윤여진은 놀랍기만 했다.임유환을 대하는 흑제의 태도가 지나치게 깍듯해 그 둘의 사이가 궁금하긴 했지만 지금은 그런 걸 물을 때가 아니라 눈앞에 닥친 일부터 해결할 때라서 윤여진은 눈치껏 입을 다물었다.그리고 영상에서 봤던 모습을 떠올리며 윤여진이 다시 표정을 굳히자 아까부터 냉랭한 표정을 하고 있었던 임유환이 앞으로 나서더니 대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임준호, 당장 나와!”그 목소리에 깜짝 놀란 저택 사람들 몇 명이 눈을 떴고 하인 두 명이 달려 나왔다.밖에 나와 상황을 살피던 하인 두 명은 익숙한 임유환의 얼굴에 깜짝 놀랐지만 그런 놀라움도 얼마 오래가진 못했다.하인들은 이내 비아냥거리며 임유환을 향해 말했다.“어머, 이게 누구야, 우리 임유환 도련님 아니세요?”입으로는 도련님이라 하고 있었지만 그 말투 속에 진하게 녹아나 있는 조롱은 눈치를 못 챌 수가 없을 정도였다.“무슨 도련님이야, 버려진 도련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647화

    임유환의 몸은 주체할 수 없는 분노로 이미 덜덜 떨리고 있었다.“주인님, 그건 저도 아직... 알아내지 못했습니다.”“이 영상도 그 경찰에 대해 조사할 때 경찰 시스템을 뒤지다 발견한 겁니다.”“경찰 시스템?”“그럼 이것도 정씨 집안에서 한 짓이란 말이야?”“그것까진 아직 모르겠는데... 제가 알아본 바로는 저 여자분은 주인님... 아버님께서 직접 저 남자들 손에 넘긴 거였습니다.”이 일이 임유환의 아버지와 관련되어있기도 했고 영상 속의 여자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하면 더 위험한 일에 휘말릴 것 같아 흑제는 대답을 망설였다.“아버지?”“네, 주인님.”흑제의 말에 당황하던 임유환은 재차 확인을 거친 후에 또다시 기운을 뿜어내며 당장이라도 임준호를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임유환은 어떻게 자신이 직접 데려온 아이를 또 내다 버릴 수가 있는지 임준호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당연히 제 한 목숨 부지하고자 행한 나약한 인간의 어쩔 수 없는 행동이었겠지만 저 사람들 손에 끌려가면 어떤 일을 당하게 될지 뻔히 알면서도 내어준 게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짓인지 의문이 갔다.영상 속 사람들이 말하는 비밀 열쇠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임유환은 나비가 지금 아주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만은 확실히 알 것 같았다.“임준호!”갑자기 소리 지르는 임유환 때문에 방 안에 있던 윤여진은 화들짝 놀랐다.“흑제.”“예, 주인님.”“지금 당장 흑기군 준비해서 나랑 임씨 집안으로 간다.”“예, 주인님.”지금 임유환은 약해빠진 임준호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해있었다.그래서 직접 집으로 쳐들어가서 대체 나비를 누구에게 넘겨준 것인지, 나비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따져 물을 생각이었다.살아있다면 직접 얼굴을 봐야 했고 죽었다면 그 시체라도 봐야 진정될 것 같았다.임유환은 나비가 그 짐승 같은 놈들 손에 놀아나도록 두고 볼 수가 없었다.살아있다면 당장 데려다가 직접 치료를 해줄 것이고 죽었어도 데리고 와서 묻어줄 생각으로 눈이 빨갛게 충혈된 임유환은 차오르는 분노와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646화

    “나비?”아까는 얼굴이 제대로 안 보여서 몰랐는데 영상 속의 여자는 바로 임유환만 보면 도련님이라 부르며 해맑게 웃던 나비였다.그렇게 밝고 예쁘게 웃던 아이가 피범벅이 된 채 모진 고문을 견뎌내는 걸 보고 임유환은 낯빛이 창백해졌고 머리가 울려왔으면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임유환이 임씨 집안에서 쫓겨난 지도 15년이니 나비도 많이 커서 얼굴만 보면 못 알아봤겠지만 나비 문양의 반점 덕분에 한눈에 그녀의 알아볼 수 있었다.나비라는 아이는 5살의 어린 나이에 임씨 집안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때는 이름도 없어서 나비도 임유환이 직접 지어준 이름이었다.나비는 어릴 때 강도들의 손에 부모님을 잃고 그들에게 이끌려 여기저기 팔려 다니던 이이였는데 그런 그녀를 불쌍하게 여긴 임준호가 큰돈을 들여 데리고 오는 바람에 임씨 집안에서 메이드로 일을 하게 된 것이다.나비는 임유환을 보자마자 그도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을 때릴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자신을 올려다보는 그 눈빛이 너무나도 슬퍼 보여서, 웅크린 몸을 떨고 있는 아이가 너무 애처로워 보여서 임유환은 아직까지도 그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임유환이 임씨 집안에 들어온 이상 더는 그 어떤 괴롭힘도 없을 거라고 다독여봐도 나비는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했었다.다른 메이드들을 시켜 깔끔히 씻기고 머리도 빗겨주고 깨끗한 옷까지 갈아입혀 주니 왼쪽 얼굴에 있는 나비 모양의 반점도 드러났다.임유환이 그 반점을 바라보고 있으니 나비는 신분이 낮은 제가 얼굴에 난 반점으로 임유환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어 동굴 속에서 강도들에게 폭행당하던 것처럼 맞기라도 할까 봐 서둘러 반점을 가리며 몸을 떨었다.그에 임유환은 바로 나비의 손을 잡아주며 자신은 그들과는 다르다고 천천히 타일러주었다.그리고는 나비의 긴장과 두려움을 해소해주기 위해 정원 산책까지 데리고 갔다.드넓은 정원에는 많은 꽃들이 피어있었고 그것들이 함께 조화로운 향도 만들어내고 있었다.이런 아름다운 곳은 처음 보는 나비는 처음에는 몸이 굳어버리며 어색해했지만 이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645화

    “아!”남자의 행동과 함께 흘러나온 여자의 처절한 비명이 밀실을 가득 채웠다.화면을 뚫고도 전해지는 여자의 절망과 고통에 핸드폰을 들고 있던 임유환의 몸도 떨려왔고 마찬가지로 비명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 윤여진도 임유환 쪽으로 다가오며 화면을 바라보았다.“어머!”사람한테 이렇게 잔인한 짓을 하는 영상 속 인간들 때문에 윤여진은 저도 모르게 입을 틀어막고 소리쳤다.너무 집중해서 본 나머지 옆에 윤여진이 있다는 것도 잊어버렸던 임유환이 다급하게 화면을 가리며 말했다.“여진아, 넌 보지 마.”“오빠, 이 사람들 누구예요?”“아직 모르겠어.”얼굴과 입술이 창백해진 윤여진이 걱정스레 물었지만 임유환은 한숨부터 쉬며 대답했다.“여진아, 네 방 화장실 좀 쓸게.”말을 마친 임유환은 화장실로 들어가서 다시 영상의 재생 버튼을 눌렀다.화면 속의 여자는 여전히 은침에 찔린 손을 들고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었다.온몸을 비틀려고 발버둥 치는 여자는 마치 불판 위에 올라간 미꾸라지 같기도 했다.하지만 검은 옷차림의 남자는 그런 여자가 불쌍하지도 않은지 여전히 차가운 눈을 하고 두 번째 은침을 꺼내 들어 여자의 다른 손가락에 찔러넣었다.“아!”가슴을 관통하는 듯한 고통에 여자는 순간 고개를 확 젖혀버렸고 이미 흑과 말라 굳어버린 핏자국으로 엉망이 되어버린 머리카락이 여자의 얼굴을 가렸다.“비밀 열쇠 어딨는지 말해.”“몰라요,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요...”“그냥 날 죽여줘요 제발...”“죽여주세요...”남자가 아까보다 더 낮은 목소리로 물었지만 여자는 울며불멸 죽기를 애원하고 있었다.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으면 죽는 걸 원하고 있을까 싶어 임유환은 비통하다 못해 화까지 나고 있었다.“말했잖아, 얘기하면 죽여준다고.”말을 마친 남자는 섬뜩하게 웃더니 나머지 손가락에도 하나하나 은침을 꽂아 넣었고 여자는 온몸에 경련이 일듯 몸을 떨어대다가 한계에 다다른 건지 다시 한번 기절했다.은침이 가지런히 꽂혀있는 열 손가락에서 흘러나온 피들은 빠르게 작은 웅덩이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644화

    “마음의 준비요?”의미심장한 흑제의 말에 임유환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영상인데 그래요?”“혼자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미 암호 걸어서 이메일 보내놨어요.”임유환이 영상을 보면 어떤 반응일지 알기에 흑제는 말을 내뱉기가 어려웠다.“알겠어요.”임유환은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나서 빠르게 흑제가 보내온 이메일을 확인했다.이메일의 정체는 5분쯤 되는 영상이었는데 영상의 장소는 어두운 밀실같이 보였다.밀실 안에는 똑같은 옷차림을 한 남자가 다섯이나 있었는데 그들은 전부 눈 하나만 내놓고 있었다.임유환은 그들의 얼굴도 제대로 볼 수 없었고 핸드폰 화면으로만 들여다보고 있음에도 무시무시한 그들의 기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남자들의 발밑에는 거의 죽어가는 젊은 여자 하나가 누워있었다.남루한 옷차림의 여자는 머리는 산발이 되어 있었고 몸에는 채찍에 맞느라 생긴 생채기들이 한가득이었다.생채기 주위의 살들은 진작에 터져나갔고 팔은 안에 있는 뼈가 다 보일 정도로 앙상했다.그리고 몸에 난 상처는 그뿐만이 아니라 담배로 인해 생긴 작은 화상 자국들도 빼곡했다.옛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새로 난 상처들은 이미 옷과 붙어버려 여자의 처참한 상태를 더욱 잘 보여주고 있었다.영상을 보고 있던 임유환도 서서히 여자가 불쌍해졌다.다섯 남자들은 대체 누구길래 여자한테 이토록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를 수 있는지, 그리고 여자는 또 누구인지 임유환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영상 하단에 떠 있는 시간을 보니 아직 5분 1밖에 진행되지 않은 영상에 임유환은 계속해서 화면을 들여다봤다.화면은 빠르게 전환됐고 여전히 같은 복장을 한 남자 다섯 명과 아까와 다를 게 없는 밀실이 나타났지만 아까 그 일로부터 며칠은 지난 듯 보였다.영상 속의 남자는 찬물을 들어 쓰러져있는 여자의 몸 위로 뿌렸고 여자는 갑자기 느껴지는 한기에 고통 속에서 소스라치며 눈을 떴다.“비밀 열쇠 어딨는지 말해.”검은 복면을 쓴 남자 하나가 입을 열자 나머지 네 명도 여자를 차갑게 바라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643화

    윤여진의 말에 임유환의 몸은 그대로 굳어버렸다.“검사할 거예요 오빠?”그때 귀를 간질거리는 윤여진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부끄러워하면서도 도발적인 말을 뱉어내는 윤여진에 임유환은 심장이 쿵쾅거렸다.“여진아, 나는...”오해를 풀어보려고 고개를 돌려 윤여진을 보던 임유환은 몸을 앞으로 숙인 탓에 훤히 드러난 검은색 슬립 아래의 몸매에 다시 말을 삼켜낼 수밖에 없었다.임유환을 포함한 모든 남자들은 시각 동물인지라 완벽한 몸매와 유독 눈에 띄는 풍만한 가슴에 저도 모르게 심장이 반응을 하고 있었다.하지만 그 감정도 이내 임유환의 이성에 묻혀버렸다.“후...”임유환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말했다.“여진아, 진짜 이제 그만해. 진짜 실수한다니까.”“오빠는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거예요 없는 거예요?”나긋나긋하게 말할 때마다 흘러나오는 뜨거운 숨결 때문에 점점 본능이 들끓고 있었던 임유환은 이대로 있었다가는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를 것만 같아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그런데 그 순간 윤여진이 임유환의 손을 덥석 잡아 오자 우유 크림처럼 부드러운 그 느낌에 임유환은 일어서려던 다리마저 굳어버려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유환 오빠, 나 장난하는 거 아니라니까요.”윤여진은 여전히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말하며 잡고 있던 임유환의 손을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갔다.그 모습에 임유환은 순간 머리가 하얘졌고 이 손을 빼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고민까지 하고 있었다.그런데 마침 타이밍 좋게 울린 전화벨 소리에 둘 다 화들짝 놀랐고 임유환도 또 한 번 울리는 벨 소리에 완전히 정신을 차렸다.윤여진도 겁먹은 고양이마냥 손을 빼내며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혔다.“나... 전화 좀 받을게.”임유환이 어색하게 말하자 윤여진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네.”아까의 대담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부끄럼 타는 고양이 같은 모습을 보며 웃음을 흘리던 임유환이 전화를 받았다.흑제에게서 온 전화라 조금 긴장한 채로 받았는데 역시나 전에 지시했던 일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642화

    가슴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지만 임유환은 애써 윤여진의 눈을 피하며 말했다.“장난치지 말라니까.”윤여진이 여전히 장난을 치는 거라고 생각한 임유환은 어색하게 웃으며 서둘러 말을 돌렸다.“아까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궁금하다고 했잖아, 그거 알려줄게.”“그 얘긴 나중에 하고, 오빠 아직 내 말에 대답 안 했잖아요.”“어... 그 얘기 먼저 하자, 불 끄면 졸려서 못 할 것 같아.”임유환은 기대에 찬 윤여진의 얼굴이 보였지만 어떻게든 이 숨 막히는 상황부터 끝내보고자 평소답지 않게 우겨댔다.그리고 사실 윤여진이 한 말이 장난인지 아닌지 제대로 분간도 가지 않아 아까부터 심장이 떨리고 있었다.장난이라면 다행이겠지만 만약 장난이 아니라면 아주 어색해질 것 같았다.“오빠, 왜 아까보다 땀을 더 많이 흘리는 것 같죠?”그때 임유환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들을 보며 윤여진이 부드럽게 물어왔다.“그... 그래?”“긴장한 거예요 설마?”임유환에게 질문을 하며 코앞까지 다가온 윤여진 때문에 둘의 거리는 3㎝도 채 남지 않게 되었다.정말 조금만 움직여도 바로 닿을 것같이 가까운 거리라서 임유환은 윤여진이 내뱉는 호흡까지도 느낄 수 있었다.뜨거운 숨결과 함께 풍기는 향기에 임유환은 헛기침을 하며 서둘러 뒤로 물러났다.“여진아, 이제 진짜 그만해.”사람 둘은 족히 앉을 정도로 떨어져서야 임유환은 잔뜩 긴장했던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장난 아니라니까요.”임유환이 저에게서 멀어지자 윤여진은 살짝 실망한 듯 보였지만 이내 연애 수첩 제1항을 떠올린 그녀는 다시 눈을 반짝이며 기뻐했다.그래서 윤여진은 긴장한 듯 굳어있는 임유환을 보며 익살스레 웃어 보였다.“유환 오빠, 누가 그러는데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 앞에만 서면 이상하게 긴장을 한대요.”“오빠 설마 나 좋아하는 거예요?”윤여진이 이 질문을 할 때 임유환은 이게 장난이든 진심이든 간에 서둘러 이 화제가 지속되는 것부터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둘이 얘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이상해지는 방 안의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641화

    “어...”단도직입적인 윤여진의 말에 임유환은 뭐라 변명이라도 해야 했지만 입술이 떨어지지 않았다.임유환의 생각이 불순한 건 맞지만 그게 오로지 임유환의 잘못은 아니었다.이미 성인이 된 그들은 15년 전과는 완전히 달랐다.윤여진은 얼굴이며 몸매며 누가 봐도 예쁜 여자로 성장했는데 그 모습을 보고도 멀쩡할 남자는 아마 없을 것이다.임유환 역시 남자였으니 검은색 레이스 속옷에 슬립까지 입고 제 눈앞을 돌아다니고 있는 윤여진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슬립 아래로 보일 듯 말 듯 한 윤곽이 아까부터 자꾸 눈앞에 아른거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달아오르는 것만 같았다.임유환은 지금 온 정신력을 다 쏟아서 이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었다.자신의 눈이 윤여진의 몸으로 향하는 것조차 용납할 수 없었던 임유환이기에 당연히 같이 자자는 그녀의 요구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모든 남자들의 워너비인 그 몸을 가까이에서 본다면 밤을 조용히 보낼 수는 없을 것 같았다.“오빠, 이상한 생각 한 거 맞죠?”한편 윤여진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임유환을 보며 기쁨이 섞인 목소리로 장난스레 물었다.“어...”임유환은 이젠 정말 자신이 무슨 생각인지도 잘 모를 지경에까지 이르렀다.정말 윤여진을 두고 이상한 생각을 했다고 말하기에는 그는 윤여진이 동생으로밖에 보이지 않았고 그렇다고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고 말하기에는 그녀의 몸만 보면 저절로 뜨거워지는 가슴이 대신해서 부정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여진아, 사실... 나는...”다그치는 윤여진에 임유환은 해명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어떻게 말을 해야 진심이 전달될지 몰라 말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다.임유환에게 윤여진은 여전히 15년 전 꼬맹이였고 임유환 또한 그때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었다.그는 윤여진이 자신의 마음에 대해 오해하는 것도 원치 않았고 또 윤여진도 같은 마음으로 자신을 대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여전히 그때처럼 윤여진이 힘들 때 그녀에게 힘이 돼주는 든든한 오빠가 되고 싶었는데 이 마음을 전하기에 말 한마디

  •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제640화

    “아니야, 그냥 네가 아까 한 말 생각하고 있었어.”“그럼 오빠도 나랑 같이 있고 싶은 거예요?”다급히 해명하는 임유환에 시무룩해 있던 윤여진은 다시 밝게 웃으며 물었다.“그럼.”임유환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지만 사실 그와 윤여진이 말한 같이 있는다는 서로 전혀 다른 뜻이었다.“그럼 오빠, 오늘 밤은 나랑 같이 있어 줄 수 있어요?”임유환의 팔을 감싸 안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간드러지게 말하는 윤여진에 임유환은 몸이 먼저 반응할 뻔한 걸 간신히 참고는 물었다.“여기서 너랑 같이 밤을 보내자고?”“네!”윤여진이 이런 부탁을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던 임유환이기에 제 팔에 닿아오는 말랑거리는 그 느낌도 까맣게 잊은 채 놀랐다.그런 임유환의 반응을 보던 윤여진은 혹시라도 거절당할까 봐 다급하게 한마디 더 보탰다.“여기서 자는 건 처음이라 좀 무서워요, 워낙 낯설기도 하고...”“어...”윤여진의 부탁도 일리가 있어 보여 임유환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오빠, 그냥 남아서 나랑 같이 자면 안 돼요?”윤여진은 임유환의 팔을 좌우로 흔들며 입술을 살짝 깨문 채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임유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가만히 있어도 예쁜 얼굴인데 애교까지 부리니 귀여우면서도 섹시한 모습이 섞여 있어 웬만한 남자라면 다 윤여진한테 넘어갈 것 같았다.인내심과 자제력 하나는 자부하면서 살아왔던 임유환도 윤여진의 애교 공세에 3초도 못 버티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알... 알겠어.”임유환은 저도 모르게 긍정의 대답을 해버렸다.정말 이런 말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바로 거절하고 싶었지만 저를 향해 애원의 눈빛을 보내는 윤여진을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역시, 오빠는 내 말 들어줄 줄 알았어요!”결국 제 말을 들어준 임유환에 윤여진의 촉촉한 눈망울에서는 빛이 나기 시작했다.“너랑 같이 있어 줄 수는 있는데, 난 바닥에서 잘 거야.”같은 방에서 밤을 보내는 건 이미 엎질러진 물이 돼버렸으니 임유환은 나름대로 그 안에서 최선책을 찾으려고 노력했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