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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회사에서 회의 중이던 조용환은, 이서의 연락을 받고 즉시 만나기로 약속 잡았다.

이서가 조씨 그룹에 도착했을 때, 조용환은 마침 회의를 마쳤다.

“이서 양, 반갑네요.”

조용환은 이서를 데리고 사무실로 갔다.

“오늘 어인 일로 우리 사무실까지 왔을까?”

이서는 테이블 옆에 있는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별일은 아니고요. 윤씨 그룹이 이번 주총 때 신임 CEO를 선출할 예정입니다. 저는 조 회장님의 소중한 한 표를 받고 싶습니다.”

말투가 담담한 것이 부탁을 하러 온 사람 같지 않았다.

조용환은 멍하니 있다가 곧 하하 웃었다.

“이서 양이 윤씨 그룹 CEO에 출마한다니, 정말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예전에 하은철 대표만 따라다니는 여자애가, 지금은 여왕이 되려나 봅니다.”

그의 이 말은 풍자인지 조롱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이서는 눈을 똑바로 뜨고 조용환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조용환은 어색하게 기침을 했다.

“허허, 윤씨 그룹의 CEO를 선출 건은 그룹 내부 일입니다. 난 윤씨 그룹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니 날 찾아와도 소용없어요.”

“하지만 아드님은 주주 중 한 명입니다.”

“그럼 그를 찾아가야지.”

“찾아갔었죠.”

그녀는 잠깐 멈칫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을 거 같아요. 대표님께서도 아드님의 성격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거 아닙니까? 조진명 사장은 자신의 기분에 따라 일 처리하는 사람입니다. 좋은 말로 하면 개성 있는 거고, 나쁜 말로 하면 시한폭탄인 셈이죠. 저는 시한폭탄과 이야기를 나눌 자신이 없습니다.”

이서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하자 조용환은 멋쩍었다.

“그 녀석 일을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하기 어렵네만…….”

이서도 빙빙 돌려 말하지 않았다.

“제가 조사해 봤는데, 요 몇 년 동안 조진명 사장이 투자한 프로젝트는 거의 다 손실을 본 상태입니다. 대표님께서 회사를 물려주지 않은 이유도 혹시 물러나면 조씨 그룹이 이사회에 의해 분해될까 걱정되어서 그러는 거 아닌가요? 대표님도 아드님이 실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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