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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김청용은 놀란 나머지 멍해졌다.

“네? 장지완 씨를 추천하겠다고요?”

“꼭 그런 건 아니에요.”

이서는 또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디자인 업무 면에서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다만 질투심이 너무 강한 게 단점입니다. 만약 당장 적당한 인물을 찾지 못한다면, 먼저 임시로 부장직을 대행해도 될 듯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중요한 자리인 만큼 되도록 빨리 적합한 사람을 찾는 게 좋을 것 같기는 합니다.”

김청용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서 씨가 CEO 직위를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는데, 오늘 얘기 들으니, 기우였어요. 앞으로 이서 씨 앞날이 창창할 거 같네요. 잘 할 거라고 믿습니다.”

이서는 공과 사가 분명하며, 자신의 기준으로 호불호를 판단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여러 차례 시비를 걸고 말썽을 피운 장지완에 대해서도 이렇게 공정한 평가를 내리기는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사장님 과찬이십니다. 그럼 먼저 돌아가보겠습니다.”

“네, 그래요.”

사무실로 돌아온 이서는 눈시울이 빨개진 심소희를 보았다.

“왜, 또 누구한테 괴롭힘 당했어?”

이서가 친절하게 물었다.

심소희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이서를 보며 말을 하지 않았다.

이서는 눈썹을 비틀었다.

“대체 왜 그래?”

“언니, 언니 정말 이직할 거예요?”

심소희는 목이 메어 흐느꼈다.

오늘 아침부터 이서가 이직한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그녀는 줄곧 믿지 않았다. 오후에 인사팀에서 낸 초빙 공지를 보고서야 소문이 사실인 걸 알았다.

이서는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응.”

심소희는 더욱 괴로웠다. 그녀는 자신이 정말 실패한 비서라고 생각했다. 직속상사가 사직한다는 걸 지금까지도 모르고 있었으니.

“언니, 나처럼 멍청한 비서가 들어와서, 나 때문에 그만두는 거 아니에요?”

“…….”

‘아이고, 대체 이 머리 속에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아니야, 개인적인 사정이 좀 있어.”

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일이라 대충 얼버무렸다.

심소희는 한편으로 틀림없이 장지완 때문에 이서가 그만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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