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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이서가 ‘응’ 하고 말했다.

“맙소사, 정말 상상불가다. 이서야, 너 완전 멋있어.”

하지만 이서는 걱정이 되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솔직히 나도 자신 없어. 너무 띄워주지 마.”

“아니야, 네가 회사를 인수할 용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네가 대단하다고 생각해. 대부분 사람들은, 사장직을 내어줘도 할 엄두를 못 내. 그 생생한 예가 바로 나야. 나는 못 해. 회사에 자질구레한 일들,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

“회사를 경영하려면 신경 써야 할 거도 많고 게다가 난 경험도 별로 없잖아. 그래서 걱정 안 된다면 거짓말이지……, 그래도 할아버지가 평생 일군 회사가 망해가는 걸 잠자코 볼 수가 없어.”

비록 그녀는 할아버지에 대해 인상이 전혀 없지만, 어쨌던 그녀도 결국은 윤씨 집안 사람이니까.

“그건 그래.”

예전의 윤씨 가문 얘기를 꺼내자, 임하나도 탄식했다.

그때 그녀는 비록 어렸지만,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남아있다. 윤씨 가문은, 어른들에게 부러워하고 존경하고 두려워하는 존재였다. 그런데 지금은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그야말로 천양지차다.

“에이, 이제 이 얘기는 그만하고, 우리 서점에 잠깐 들렸다 가자.”

이서는 휴대전화를 꺼냈다.

“나오기 전에 지환 씨에 회사 경영 관련 책 목록을 받았어.”

임하나가 슬쩍 훑어보았더니 대부분 영어서적이었다.

그녀는 알아보지 못했지만 부러웠다.

“쯧쯧, 이 책 목록들을 정리한다고 지환 씨도 신경 많이 썼지? 부부가 같이 자기개발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긴 한데, 난 왜 괜히 찔리지……?”

이서는 빙그레 웃었다. 두 사람이 보폭을 맞춰 같은 목표를 위해 함께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하니 밝은 내일과 희망이 있다고 느꼈다.

다만 애석하게도 아직 아이 방면의 문제에서는 두 사람이 다소 의견 차이가 있다.

아이 생각이 마음속에서 스쳐 지나가자, 이서는 미간을 누르며 아이 생각하지 말라고 스스로 다독이며 임하나와 함께 서점에 들어갔다.

서점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특히 경영 관리 쪽 분야는 더욱 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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