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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다섯 명의 주주뿐만 아니라 윤씨 그룹의 고위층 관리자들도 속속 회의실로 들어왔다.

쭉 훑어보니, 거의 다 아는 얼굴들이었다.

모두 윤씨 집안의 친인척들이었다.

현재의 윤씨 그룹은 회사라기보다는 가족 공동 작업장 같았다.

모두 연줄로 회사에 들어왔으니 회사에 관심도 없고, 성지영과 윤재하의 배임 횡령을 적발한 사람도 한 명도 없었다.

이서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아직 정식 선출이 시작되기 전이라 회의실 안은 시끌벅적했다.

모두 이서와 윤수정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회의실이라,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아도 다 들렸다.

“윤이서 왜 온 거야? 굴욕을 자초하려고?”

“흥, 윤 사장 넘어뜨리면 지가 사장 올라갈 줄 아나 봐? 회사가 정말 윤이서 손에 들어가면 그 때부터 진짜 나락으로 떨어지는 거야.”

“내가 뭐랬어? 윤씨 집안의 많은 후배들 중에서 가장 나은 게 윤수정이야.”

“그래, 그리고 하은철 대표가 얼마나 사랑하는데, 수정이가 회사를 맡아야 우리 그룹도 해 뜰 날이 있을 텐데.”

“…….”

이서는 그들의 말을 들고서도 시종 무표정했다.

맞은편의 윤수정은 의기양양하여 입꼬리가 이마까지 올라갔다.

그녀는 입을 오므리고는 말했다.

“언니, 언니가 이번 경선에 참가하는 건 여러 사람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과 마찬가지야. 언니 용기는 가상해. 웃음거리가 될 줄 알면서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는 거, 이 한 가지만으로도 내 경쟁상대인 언니에게 엄지척을 내밀겠어.”

말하면서 그녀는 손에 든 물잔으로 이서의 잔을 부딪치려 했다.

이서는 귀찮은 듯 눈꺼풀을 젖히며 말했다.

“고맙지만, 너는 내 경쟁상대가 될 자격이 없어.”

윤수정의 입꼬리가 경직되었다.

바로 이때 그녀 책상 위에 놓은 핸드폰이 화면이 켜졌다.

핸드폰을 확인한 윤수정의 입가에 찬란한 웃음이 어렸다.

“원철이 오빠 왔네. 마중 나가야겠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부러운 눈빛으로 윤수정을 쳐다보았다.

마음속으로도 이 CEO의 자리는 무조건 윤수정이 따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얘기들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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