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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하은철의 확답을 받자, 뒷걱정이 없어진 윤수정은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일부러 하은철의 얼굴에 키스했다.

“오빠 고마워.”

말을 마친 윤수정은 도발적인 눈빛으로 이서를 쳐다보았다.

이서는 그녀의 이런 수법에 대해 이미 무감각해졌다.

마음속에 어떠한 동요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윤수정의 이러한 행동거지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하은철에게 떨어졌다.

윤수정에게 기습 키스를 당한 하은철은 정신이 멍했다.

그리고 잠시 뒤 곧 짜증이 밀려왔다.

그렇다, 짜증이 났다.

윤수정에게 이런 감정을 느낀 건 처음이었다.

오랜 기간 동안 재계에 몸 담고 있으면서 하은철도 자기 기분을 티 내지 않는 것에 익숙했다. 그는 짜증났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눈살만 찌푸렸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이는 윤수정의 과감한 표현에 대한 묵인으로 보였다.

묵인했다는 건 즉 그와 윤수정의 관계를 인정했다는 뜻이 된다.

이는 이번 경선에서 윤수정에게 배팅한 사람들을 더욱 자신만만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함께 이서 맞은편으로 걸어갔다.

이서는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숙여 수중의 자료를 보았다.

이서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한 표정을 보이자, 하은철의 마음은 다시 짜증이 났다.

그는 이서가 예전처럼 한 번만이라도 정겹고 살갑게 웃어 준다면, 맹세코 모든 것을 버리고 윤씨 그룹의 CEO자리를 이서에게 넘겨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는 시종 고개를 숙이고 자료만 보았다.

하은철은 주먹을 불끈 쥐고, 직원이 옮겨온 의자에 앉았다.

이서 쪽에 앉은 주주들은, 하은철이 직접 주총에 온 걸 보고 마음이 뒤숭숭했다.

이서가 장부를 보여 줬을 때, 그들은 이서의 능력을 매우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지금은…….

하은철조차도 윤수정 편에 섰다.

“심적 부담 갖지 마세요.”

이서는 고개를 숙여 얘기했다. 목소리가 작았지만, 왠지 모르게 힘이 느껴졌다.

“윤씨 그룹 주총이지, 하씨 그룹 주총이 아니잖아요, 하은철이 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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