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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머리가 부시시하고 다크서클이 심한 걸 보니,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잔 사람처럼 보였다.

소지엽이 그를 슬쩍 끌어당겼다.

그는 그제야 이서를 알아보고는,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근육이 경직되었는지 얼굴이 일그러졌다.

“안되겠다, 나 피곤해 뒤지겠어, 나 먼저 자러 가야겠다. 이서 씨 다음에 봐요. 먼저 갈…….”

말을 끝내지도 못하고, 바람 빠진 풍선처럼 소지엽 옆에 축 처지면서 땅에 주저앉았다.

구태우의 이런 모습을 본 임하나와 이상한 듯 물었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소지엽은 죽은 듯이 자는 구태우를 발로 툭 한 번 차고는 직원을 불러 3층 사무실로 옮기라고 했다.

“최근 뭐 좀 찾아본다고 3일 밤낮을 잠을 안 잤어. 지금 잠을 보충해야 해. 니들은……?”

소지엽은 이서의 쇼핑 바구니를 훑어보았다.

“더 필요한 거 있어?”

“『경영 관리학의 진수』 라는 책 한 권이 더 필요해.”

임하나가 물어보기 바쁘게 대답했다.

소지엽은 큰집 드나들 듯 바로 C구역에 가서 붉은색 표지의 책을 꺼내 이서에게 주었다.

이서와 임하나가 눈여겨보니 바로 『경영 관리학의 진수』 였다.

임하나는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보지도 않고, 책을 어디에 두었는지 다 알지?”

소지엽은 살짝 웃었다.

“여기 내 서점이니까. 당연히 무슨 책을 어디에 두었는지 알아야겠지? 그나저나, 이서는……?”

그는 바구니에 담겨 있는 『경영 관리학의 진수』라는 책을 보며 물었다.

“이 책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어떻게……?”

“당연히 남편이 알려준 거지.”

임하나는 저도 모르게 사위 자랑하는 장모의 태세를 취하며 ‘사위’를 칭찬하기 시작했다.

“여기 이 책들, 다 이서남편이 추천한 거야.”

소지엽은 눈썹을 숙이고 쇼핑 바구니에 담긴 책을 보고는 한참 지나서야 고개를 들었다.

“오우, 전문가인데? 혹시 어느 회사 대표인지 물어봐도 되?”

임하나와 이서가 서로 마주보고 웃었다.

여전히 임하나가 입을 열었다.

“사장은 무슨,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소지엽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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