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91화

요 며칠 윤씨 그룹 쪽 일을 거의 다 끝낸 이서는 간만에 한가해졌다.

마침 할 일 없어 심심하던 차에 임하나의 전화를 받았다.

[자기, 나 내일 월차 쓸 건데 같이 웨딩드레스 고르러 갈래?]

웨딩드레스를 사는 일에 관하여 임하나는 그녀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이서는 웃으며 답했다.

“그래.”

[니들 ML국에 가서 웨딩 사진을 찍을 거잖아, 거긴 일년 내내 눈이 온다고 들었는데, 혹시 스키용품도 같이 준비하는 건 어때?]

이서는 뭐라고 얘기할 수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넉넉하지 않을 것 같은데.”

임하나는 듣고 표정이 어두워졌다.

[하긴……, 근데 나도 같이 가고 싶다.]

이서는 농담처럼 물었다.

“가고 싶어?”

[음.]

“그럼 빨리 상언 씨 수습기간 끝내줘.”

임하나는 ‘칫’하며 뽀로통해서 말했다.

[얘기 안 할 거야. 난 왜 요즘 네가 자꾸 상언 씨 편드는 거 같지? 설마 친구 배신하고 넘어간 거야?]

이서는 빙그레 웃으며 전화를 끊고 퇴근했다.

오늘 일찍 돌아온 지환이 저녁 준비를 다 했다.

지환이 부엌에서 분주히 음식을 하는 모습을 보니, 이서는 온 몸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지는 것 같았다.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피로를 해소할 수 있는 사람이 정말 있구나.’

“문 앞에 서서 뭐 해?”

지환은 이서를 곁눈질로 쳐다보며 입가에 웃음을 머금었다.

“내 잘생긴 모습에 반한 거야? 만찢남 보고 얼음 됐나?”

“요즘 당신 갈수록 뻔뻔해지는 거 알아요……?”

이서는 의자를 당기고 앉았다.

지환은 그녀에게 젓가락을 주었다.

“이게 내 본성인데.”

이서는 고개를 들어 지환을 바라보다가 문득 그를 처음 만났을 때의 상황이 떠올랐다.

“그래요? 으흠, 그러고 보니 당신 처음 만났을 때의 이미지와 비슷한 거 같기는 하네요.”

지환도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리며 반달눈이 되었다.

“오,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나 어땠어?”

“시니컬하고, 딱 봐도 감정에 대해 진지하지 않을 거 같은 사람?”

지환은 손가락으로 이서의 입술 끝에 붙은 밥알을 떼어내어 자연스럽게 자신의 입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