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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화

병실.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하나가 애가 타서 상언을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은 다 돌아왔는데, 어떻게 형부만 행방불명된 거냐고요!”

“그럼 이제 이서는 어떡해요?”

상언이 가볍게 하나를 껴안았다.

“하나 씨,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이미 어둠의 세력한테 수색작업을 시작하라고 했어요. 지환이는 곧 돌아올 수 있을 거예요.”

하나는 그의 눈동자에 서린 걱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걱정은 도무지 설득력이 있지 않았다.

하지만 하나는 꾹 참으며 말했다.

“알겠어요. 대신, 무슨 일이 있어도 안전하게 형부를 데려와야 해요. 나중에라도 깨어난 이서가 형부를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자극받을까 봐 걱정된단 말이에요.”

“이서는 이제 어떤 자극도 받으면 안 돼요.”

“그래요, 이서 씨는 하나 씨한테 맡길게요.”

이 말을 마친 상언은 이천과 함께 지환을 찾으러 갔다.

두 사람은 지환에 관한 대화를 나눌 때, 이서의 속눈썹이 여러 번 떨렸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듯했다.

사실 혼수상태에 빠진 줄 알았던 이서는 완전한 혼수상태에 빠진 것이 아니었는데, 되려 뇌는 고속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그녀는 주위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입을 벌릴 수도 눈을 뜰 수도 없었다.

마치 누군가가 테이프로 눈과 입을 붙여버린 것만 같았다.

이서는 지환이 며칠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않은 채 자신을 돌봐줬다는 것을 알고, 최대한 힘을 내어 눈을 뜨려고 했다.

이것은 물론 그가 잘 먹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그녀의 노력은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그 힘은 마치 산과 같아서 그녀의 숨통을 조이는 듯했다.

하필 이런 상황에서 뇌는 또 다른 일을 시작했다.

머릿속에서는 지환과의 깜짝 결혼과 연애의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재생되었다. 하지만 하경철이 지환을 만나고 싶다고 했을 때부터 모든 기억이 끊겼으며, 그와의 만남에서부터 친해지기까지의 과정이 계속해서 재생되었다.

하경철이 지환을 만나려 할 때마다, 마치 벽에 부딪힌 것처럼 처음의 기억으로 튕겨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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