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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간호사가 말했다.

“임 선생님께서 드릴 말씀이 있다네요.”

임현서는 이서의 주치의였다. 그가 자신을 찾는다는 말을 들은 하나가 곧바로 말했다.

“네, 바로 나갈게요.”

하나는 곧 간호사의 뒤를 따라 임현서의 사무실로 향했다.

두 사람이 떠나자마자, 병실 입구에는 우뚝 솟은 그림자 하나가 나타났다.

그 그림자의 주인공은 문을 열고 병실 안의 이서에게 향했다.

침대에 누워 있는 이서를 본 그가 마스크를 벗었다.

만약 이서가 지금 눈을 뜰 수 있다면, 눈앞의 사람이 하은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눈을 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느낄 수 있었다.

왜냐하면 하은철이 이미 입을 열었기 때문이었다.

“이서야, 내가 왔어.”

그 목소리를 들은 이서는 밀려오는 역겨움을 느꼈다.

혼신을 다하여 쫓아내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내 말을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

‘들을 수 있으니까 당장 꺼져!’

“내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어. 좋은 소식을 알려주고 싶거든.”

“아, 물론 너한테는 나쁜 소식일 거야.”

여기까지 말한 하은철이 즐거운 웃음소리를 냈다.

화가 난 이서는 그에게 주먹을 두 번 휘두르지 못하는 것을 한스럽게 여겼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어.’

역시나 하은철이 입을 열었다.

“네 남자, 즉 네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다던 사람 말이야. 그 사람을 위해서 나를 포기하겠다고 했지? 그런데 어쩌나? 그 사람, 이미 죽었을지도 모르는데.”

“하하하, 이 말이 들린다면, 화가 나서 나를 때리고 싶겠지? 하하하!”

이서는 확실히 이렇게 생각했고, 주먹을 꽉 쥐었다.

하지만 이를 발견하지 못한 하은철은 이서의 눈꺼풀을 안타깝다는 듯 바라보며 말했다.

“이서야, 차라리 일어나서 나를 때려. 지금처럼 혼수상태인 건 내 마음이 너무 아파.”

“예전에는 네가 내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혼수상태여도 좋겠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하지환이 죽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어. 혼수상태인 네 모습을 보니까 마음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 같아.”

“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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