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서 씨, 이곳의 지대는 아주 복잡합니다. 게다가 저희는 이곳에 처음 온 거라서 이곳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해요. 우선 여기서 기다리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귀찮게 하지 않을게요.”이서가 그 사람들을 보고 말했다.“수색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힘도 더 생길 거예요. 이 선생님, 제발 부탁드릴게요.” 그녀의 눈동자를 마주한 상언은 익숙한 감정이 솟구치는 듯하여 온몸을 떨었다. ‘예전으로 돌아간 것만 같아.’ 이서를 계속 말리려던 찰나,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선생님, 이서를 보내주세요. 사람들이랑 같이 있으면 되잖아요.” “하지만...”하나는 상언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형부가 실종된 상황에서는 이 선생님한테 이서를 돌볼 의무가 있는 거잖아요. 이서를 오로지 기다리게 하는 건 옳은 방법이 아니에요. 그리고 누군가를 보내서 지켜보게 하면 되잖아요. 그래도 걱정된다면 제가 같이 갈게요!” “...”상언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이서가 현태를 불렀다.“현태 씨, 저랑 같이 가요.” 현태는 고개를 끄덕였다.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은 아직 가지 않은 구역을 수색하기로 했다.하나도 발걸음을 떼려던 찰나, 이서의 제지를 받았다. “이 선생님께서 네 의견을 존중해 주시는 이상, 너를 데려갈 수는 없어. 너를 데려가면... 이 선생님의 영혼도 데려가는 셈이니까.” 이 말을 마친 이서는 현태와 함께 모퉁이로 사라졌다,상언이 앞으로 나아가며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이건 너무 위험하다고요!” 하나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이 선생님은 남편을 찾으려는 여자의 마음을 전혀 모를 거예요!” 상언이 마치 괴물을 보는 것처럼 하나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그녀의 안색이 약간 붉어졌다.“왜 그렇게 쳐다봐요?” 갑자기 다가온 상언이 하나의 볼에 입을 맞췄다.“하나 씨는 그 마음을 잘 이해한다는 거예요?” 하나의 볼은 곧 터질 것만 같았다. 그녀가 고개를 숙였다.“대답하고 싶지 않아요. 저도 이만 형부를 찾으
“아직 많이 많이...”현태는 감격에 겨워 횡설수설했다.“대... 아니, 하 선생님이 이 소식을 들으면 아주 기뻐할 거예요!”‘하 대표님께서 가장 원하시던 거잖아!’ ‘윤 대표님은 하 대표님께서 본인을 위해 죽음까지 마다하지 않았다는 건 전혀 기억하지 못하셔. 심지어 대표님의 정체까지도...’ ‘모든 게 두 분이 연애하던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아.’‘유일하게 아쉬운 게 있다면, 지금은...’ “아가씨, 어서 하 선생님부터 찾읍시다!” ‘대표님이 이 소식을 알게 된다면, 좋아서 미쳐버리실지도 몰라!’ 이서는 현태를 한 번 보았는데, 무슨 생각을 하는지 꿰뚫어 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좋아요, 얼른 지환 씨를 찾아서 제 앞에서 인내하고 참을 필요가 없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요!”현태가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찾으면 찾을수록 더욱 신이 났다. 하지만 작은 수풀을 모두 뒤졌지만 지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이서는 포기하지 않고 다른 구역을 계속해서 수색했다.날씨가 이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집합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려왔는데, 밥을 먹으라는 신호였다. 현태가 말했다.“이서 아가씨, 식사부터 하고 계속 찾아보시죠.”“저는 밥을 먹고 싶지 않아요.이서는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현태 씨는 가서 드세요.”“아가씨, 아가씨가 안 드시면, 저도 먹지 않을 겁니다.” “그건 안 돼요.”이서는 땅바닥을 주시하면서 앞으로 걸어 나갔다.“제가 현태 씨를 괴롭혔다는 사실을 소희 씨가 알면, 저를 가만히 두지 않을 거예요. 어서 식사하러 가세요. 저는 눈을 부릅뜨고 이 근처를 찾아볼게요. 뭔가 느낌이...” “이 근처에 지환 씨가 있을 것만 같아요. 제가 찾아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요.” 곰곰이 생각하던 현태가 말했다.“알겠습니다, 아가씨, 그럼 이 근처만 찾아보시고 멀리 가지는 마세요. 강가에는 절대 내려가지 마시고요.”강가는 전문 인력이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이서는 장비가 없었기 때문에 거센 물살에 휩
같은 시각.멀리서 이 장면을 본 하은철은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지환이 강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그는 주경모에게 지환의 부하들을 추적하라고 지시했다. 하루 종일 사람을 찾지 못한 그는 이서에게 당하고 나서 이곳으로 오게 되었는데, 뜻밖에도 그녀를 보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더욱 생각지도 못했던 것은 이서가 강으로 빠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늘이 날 시험하는 건가?’ ‘하지환이 강에 빠진 걸 축하하자마자, 이서도 강에 빠지려 하다니...’ 그가 모든 것을 개의치 않고 돌진하려던 찰나, 눈앞의 상황에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이서가 잡은 것은 단단한 나뭇가지가 아니라... 한 사람의 팔뚝이었다!그 사람이 지환이라는 것을 발견한 이서는 깜짝 놀랐다.그 순간, 풀숲에 숨어 있던 하은철의 얼굴은 유난히 창백해졌다. 이서는 급히 강에서 빠져나오려 했다. 하지만 하반신은 이미 강에 잠겨 있었으며, 강물은 너무도 차가웠다.게다가 얼어붙은 것 같은 두 다리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현태가 떠난 방향을 바라보았다.밥을 먹으러 간 그는 적어도 십여 분이 걸려야 돌아올 수 있을 것이었다. ‘여기서 그렇게 오래 버틸 수는 없을 것 같은데...’ ‘게다가 지환 씨도 의식이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를 구조하려 하잖아!’ ‘내가 강물에 휩쓸린다면, 발견될 때까지 시간이 지체되고 말 거야.‘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올라가야 해!’ 이서는 한 손으로 강가의 풀을 꽉 잡았다. 하지만 물가의 흙이 너무도 부드러웠기 때문에 풀을 잡자마자 뿌리째 뽑히고 말았다. 몸이 하마터면 또 기울어질 뻔했다.그녀는 두 손으로 지환을 팔을 꽉 잡고 혼신을 다해 외칠 수밖에 없었다.“현태 씨! 현태 씨...” 같은 시각. 현태는 도시락을 들고 이서가 있는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는 이서가 혼자 뜻밖의 사고를 당할까 봐 걱정이되었다. 이미 벌어진 일은 그 걱정이 옳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었다.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온 현태는 이서가 보이지 않
‘대... 대표님?!’흥분한 현태는 제자리에서 몇 번 발을 구르더니 재빨리 사람을 찾으러 달려갔다.풀밭에 누운 채 핏기가 없는 지환을 마주한 이서는 섣불리 응급처치하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초조하게 구조대의 도착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상언이 의사를 데리고 달려왔다.의사는 즉시 응급처치를 실시했다.곁에 있던 이서는 불안한 표정으로 이 광경을 지켜볼 뿐이었다. 하나는 보자마자 달려와 그녀의 떨리는 몸을 껴안고 말했다.“걱정하지 마, 복이 있는 사람은 하늘이 돕는 법이야. 형부는 괜찮으실 거야!” 하나의 손을 가볍게 잡은 이서는 그제야 떨리는 몸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개를 돌린 의사가 상언에게 말했다.“이 선생님, 폐에 많은 물이 고여서 폐수종이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당장 병원으로 이송해서 수술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어요!” 상언이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당장 병원을 알아보겠습니다!” 이 일대는 매우 외져서 가장 가까운 병원까지 30분이 걸렸다. 이서가 걱정스럽다는 듯 지환을 바라보았다.상언은 급히 병원을 알아보았다.이곳에서는 지환의 상태를 안정시킬 수 없었다. 그래서 상언은 건장한 네 명의 어둠의 세력 조직원을 시켜서 들것에 태운 그를 산 아래로 옮기게 했다. 이서는 곧바로 그 사람들을 따라 하산하기 시작했다.다만, 그들은 모두 훈련받은 사람이었으며, 지환의 안전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여자인 이서는 그들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어서 몇 번이고 크게 넘어질 뻔했다.다행히도, 그녀의 뒤에 있던 현태가 부축해 주었다. “아가씨, 조급해 하지 마세요. 저 사람들은 하 선생님을 잘 돌볼 거예요.”“알아요.” 이서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하지만 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요.”지환을 한순간도 볼 수 없다면, 이서의 마음은 초조해졌다. 어느새 신발까지 잃어버린 이서를 본 현태가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아가씨, 저한테 업히
의사도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다.두 사람이 물어보려던 찰나, 구급차 문에 나타난 현태가 말했다.“네 바퀴가 고의로 파손돼서 차에 시동을 걸 수가 없어요.”이서의 안색이 아주 어두워졌다.“다른 차량은 없는 거예요?”“다른 차량도 마찬가지예요. 이미 이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다른 차를 부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빨라도 30분은 걸릴 거예요!” “그건 안 됩니다.”의사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환자는 반드시 30분 이내에 수술받아야 해요. 30분 이내에 수술받지 못한다면 생명과 안전에 큰 문제가 생길 겁니다.” 이서의 안색이 창백해졌다.“하지만...” 들것에 누운 지환을 바라보던 그녀가 무언가를 떠올린 듯 현태에게 물었다.“현태 씨, 이 선생님은 지금 어디에 계세요?” “저희 뒤를 따라오고 계셨어요. 곧 내려오실 겁니다.” “이 선생님이... M국의 유명한 천재 의사라고 하셨죠? 하은철이 제 신장을 원했을 때도 이 선생님께 수술을 부탁했었거든요. 이 선생님께 이런 수술은 아무것도 아닐 거예요!” 이서의 말이 끝나자마자 현태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아가씨, 이 선생님이 오셨어요!” 이서는 발 부상에도 불구하고 구급차에서 뛰어내렸고, 상언의 손을 덥석 잡고 말했다.“이 선생님, 수술... 할 수 있으시죠?” 멍하니 있던 상언이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네, 하지만...” “하지만이라는 건 없어요. 구급차가 훼손됐단 말이에요! 이건 분명 누군가가 고의로 한 짓이라고요. 다른 구급차를 부른다고 해도, 족히 30분은 걸릴 거예요. 그 차가 30분 안에 온다고 장담할 수 있으세요?” “게다가 적은 숨어 있고 우리는 드러난 상황이잖아요. 적이 무슨 행동을 벌일지 모른단 말이에요. 이제 저희가 믿을 곳은 이 선생님뿐이에요!” 상언이 이서를 보며 말했다.“제가 수술하는 건 문제가 없어요. 하지만 여긴 환경이 너무 열악해요. 수술 후에 감염이 생길까 봐서 걱정이에요.”이서가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아직도 그런 걱정할 겨를이 있다고 생
‘하지만...’‘이제 하지환은 혼자 싸우는 거나 다름없어.’ ‘허.’그의 오늘 목적은 어둠의 세력 조직원의 일원을 물리치는 것이 아닌, 지환의 수술을 방해하는 것이었다. ‘방해하기로 한 이상, 걱정할 건 없어.’ “가자.”하은철이 뒤에서 움츠러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둠의 세력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죽으러 가고 싶지 않아 할 뿐이었다. 하은철이 그 사람들을 흘겨보며 측은한 표정으로 말했다.“저들의 손에 죽고 싶지 않다면, 내 손에 죽어야 할 거야.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하은철을 따라 산기슭의 그 구급차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들은 아직 접근하지 않았는데, 어둠의 세력 우두머리가 이서의 곁에 다가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윤 대표님, 누가 있습니다!” 이서가 냉엄한 표정으로 물었다.“어떤 방향에서 오는지 아시겠어요?” “산에서요.”우두머리가 그들이 오는 길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서가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말했다.“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는지도 알 수 있나요?” “대략 몇백 명 정도는 되는 것 같은데, 하찮은 졸개들이라 두려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고, 깊은숨을 들이쉬며 구급차를 쳐다본 뒤 말했다.“대부분의 인원을 구급차에 집중시키고, 그 누구도 가까이 오게 해서는 안 돼요. 나머지 분들은 각 구석을 지키고 움직이지 마세요.”“명심하세요! 여러분의 임무는 그들을 물리치는 게 아니에요! 구급차 안의 수술이 안전하게 진행되도록 하는 거라고요!” “예!”우두머리는 즉시 이서가 정한 대로 행동했다. 모든 것을 마친 그는 다시 이서의 곁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상황이라도 생긴 건가요?” “네, 소리가 작아진 걸로 봐서는 우리한테서 멀어진 것 같습니다.”우두머리가 다소 쑥스러워하며 말했다.“제가 너무 긴장한 모양입니다. 그 사람들이 우리를 겨냥한 게 아닐지도 모르죠
돌을 던지던 사람들도 이서가 직접 구급차 앞을 막을 줄은 몰랐다. 한동안 계속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라서 모두 하은철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동시에 상대방이 공격을 멈추는 것을 본 현태가 비로소 마음을 내려놓았다. “설마, 정말로 하은철인 겁니까?” “설마가 아니라 하은철이예요!”이서가 돌이 날아드는 방향을 주시하며 독실한 말투로 말했다. 그녀가 현태를 향해 말했다.“현태 씨, 핸드폰 좀 빌려주세요!” 현태는 잠시 망설이다가 핸드폰을 이서에게 건넸다. 이서는 또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어 차단한 번호를 찾아 현태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하은철은 높은 곳에 서 있었기 때문에 이서가 하는 모든 행동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핸드폰이 울리고 화면에 낯선 번호가 뜨자, 하은철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이서는 여전히 그의 번호를 차단 목록에서 지우려 하지 않았다.그를 얼마나 싫어한다는 의미겠는가. ‘윤이서가 나를 이렇게 미워하는 이상, 하지환을 가만둘 순 없겠군.” [이제야 나한테 전화하고 싶은 거야?]하은철이 즐거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이서가 말했다.“하은철, 분명히 경고하는데, 지환 씨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절대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 [용서하지 않으면 어쩔 건데? 어둠의 세력한테 날 죽이라고 명령이라도 할 건가? 윤이서, 네가 그렇게 할 수 있겠어?] “네 생각에는 어떨 것 같은데?”이서가 차갑게 말했다.“너한테 조금의 인간성이라도 있다면, 지금 당장 저 사람들의 멈추고, 이 선생님이 수술을 잘 마치게 내버려둬!” [인간성? 나한테 그런 게 있을 것 같아?] 그는 자신의 작은 어머니가 이서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인간성 따위가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 어떻게 해서든 이 수술을 막겠다는 거지?” [내 대답, 안 들어도 알 것 같지 않나?]“이왕 이렇게 된 거!”이서가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며 먼 곳을 바라보았는데, 마치 하은철을 바라보는
하물며 이 사람들은 이서가 들고 있는 총이 모형일지도 모른다는 요행의 심리를 가지고 있었다. ‘윤이서가 우리는 위협하려는 목적이라면?’ 설령 진짜 총이라 하더라도 총알은 몇 발밖에 없을 텐데, 이렇게 많은 사람 중 누구를 맞출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렇게 생각하자, 담력이 커진 사람들이 손에 들고 있던 돌을 미친 듯이 구급차를 향해 던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간이 큰 사람들은 구급차 쪽으로 돌진하기도 했다. 하씨 그룹 지분의 5%라는 제안은 정말 유혹적이었다. 이서는 상대가 멈추지 않고 오히려 더 대담하게 돌진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그 사람들을 향해 총을 발포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전에 총을 써 본 적이 없지만, 지환을 보호하려는 마음이 너무 커서 그런지 단 한발로 사람을 맞혔다. 그 사람이 쓰러진 후, 미친 사람들은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잠시일 뿐이었고, 다시 맹렬한 반격이 시작되었다. 이서는 첫 발을 쏜 뒤에도 당황하지 않고 계속 사격했다. 어둠의 세력 조직원들은 총기를 휴대하지 않았지만, 아주 강력한 음기를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무엇을 던지든 상대 중 한 사람이 나가떨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은철은 사람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우세를 차지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특히 그가 노출된 이후에는 이런 방식의 전투가 전혀 통하지 않았다. 이서가 손에 쥐고 있는 그 총을 제외하더라도. 어둠의 세력이 백발백중으로 공격하는 바람에, 그 사람들은 구급차 앞으로 돌격하기도 전에 큰 타격을 받았다. 간신히 구급차에 다다른 사람들조차 구급차를 뒤집을 힘이 없었고, 주워 온 돌 같은 것을 던질 뿐이었다. 이런 행동은 구급차에 흠집을 내는 것 외에 아무 소용이 없었다. 하은철이 절망할 즈음에 눈동자를 번뜩였다. 혼란 손에서 흰색 옷을 입은 남자가 커다란 돌을 들고 슬며시 차 뒤로 향했다. 그들은 모두 한 방향에서 공격했기 때문에 차 뒤를 지키는 사람이 없었다. 이것은 절호의 기회였다. 하은철은 다른 사람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