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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2화

이내 그 발걸음 소리는 문 앞에서 멈췄다.

이서가 고개를 돌리자, 족히 120kg은 넘어 보이는 남자가 문 앞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남자는 너무 뚱뚱해서 저택의 입구를 완전히 막아버릴 지경이었다.

이서가 지환을 바라보았는데, 그도 문 앞에 있는 남자를 발견하고는 안색이 약간 변한 듯했다.

그 남자는 지환이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 저 사람이 하은철이 전화로 말했던 그 남자구나!’

지환의 옆에 선 약한 여자를 보니, 담력이 더 커지는 것 같았다.

“할아버지, 이 사람들이 우리 항구를 쓰겠다던 사람들이죠?”

“그래.”

여전히 자리에 앉아있던 손문덕이 움직이지 않은 채 물었다.

“준비는 다 된 게야?”

“준비는 다 끝났어요.”

손자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은 손문덕은 얼굴에 만연했던 선의를 거두었다.

“그럼 준비도 됐겠다...”

지환을 바라보는 손문덕의 얼굴에는 미소가 더욱 짙어졌지만, 눈동자에서는 웃음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남은 것은 오직 독기뿐이었다.

“하 선생, 하 선생의 앞에 서 있는 그 아이는 내 손자인 민우요. 그 아이가 윤씨 그룹에게 항구를 내주는 걸 동의하지 않더군요. 미안하게 됐습니다.”

한순간에 마음을 바꾸는 것은 이서도 경험해 본 일이었다. 하지만 이처럼 계약 직전에 마음을 바꾸는 것은... 처음 보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니까...’

이서가 눈을 가늘게 떴다.

‘진심으로 항구를 빌려주려던 게 아니었던 거야?’

하지만 찬찬히 생각해 보면, H시에서 그렇게 제멋대로 굴던 사람이 흔쾌히 항구를 빌려줄 리가 없었다.

그녀에게 항구를 빌려주는 것은 손씨 가문이 수출 물량의 일부를 줄여야 하는 것을 의미했다.

수출 물량은 이익과 이어진다.

‘애초에 하 선생님이 뭘 어쨌길래 승낙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물어볼 시간이 없어. 왜냐하면...’

손문덕의 손자인 손민우가 거들먹거리며 안쪽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의 뒤에는 그와 같은 덩치의 사람이 여럿이나 있었다.

그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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