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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화

“하 선생, 우리 가문의 항구를 이용하려는 거 아닙니까? 쓰고 싶은 대로 쓰십시오. 나는 절대로 간섭하지 않을 테니...”

손문덕의 말을 들은 지환은 얼굴에 미소를 띠며 바보를 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손민우가 조급해했다.

“할아버지, 절대 안 돼요...”

“네가 뭘 알아?!”

손문덕은 손민우를 걷어차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 선생, 민우의 생각일 뿐입니다.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지환은 이런 사람들을 경멸할 기력조차 없었기에 담담하게 말했다.

“그렇게 정리하겠다는 겁니까?”

손문덕이 마늘을 다지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 선생이 나를 놓아주기만 한다면, 무슨 일을 벌이든 눈감아 주리다!”

지환이 다리를 꼬며 나른하게 말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항구 이용권을 넘겨주시죠.”

얼굴이 하얗게 질린 손문덕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저으려 했다. 하지만 지환과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고개와 몸이 굳어버리는 듯했다.

“싫으십니까? 좋습니다, 그럼 손씨 가문을 대신해서 항구를 내어줄 가문을 찾아봐야겠네요. 손씨 가문 말고도 항구를 내어주려는 가문은 많을 테니까요.”

손문덕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만약 이때도 지환에게 그럴 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정말 바보나 하는 짓이지 않은가.

“싫다니요, 알겠습니다. 내 항구를... 내어주리다.”

‘H시 내에서 손씨 가문의 위상을 지킬 수만 있다면, 항구 하나쯤을 내어주는 건 아무것도 아니야.’

만족스러운 대답을 들은 지환이 이천에게 전화를 걸었다.

“일은 어떻게 됐어?”

수화기 너머에서 무슨 말을 한 것일까. 지환이 또 고개를 돌려 손문덕을 바라보았다.

손문덕은 상황이 바뀐 것이라 생각하여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하지만 지환이 수화기 너머의 이천에게 말했다.

“다 처리된 셈이네. 지금 바로 계약서를 가지고 와.”

손문덕은 그제야 지환이 ‘처리’라고 말한 것이 호텔에서 일어난 파국이 아니라, 그의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통화를 들어보니, 그 부하들도 지환과 같은 도시에서 온 것 같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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