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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2화

심유진은 새벽 두 시까지 자료들을 보다가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일부러 하은설의 상태를 확인하러 갔다.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어보니 방안이 시커맸다. 침대에 누워있던 하은설은 인기척이 들리자 크게 소리를 질렀다.

“누구야!”

심유진도 깜짝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진정이 되고 나서야 심유진은 콩닥콩닥 뛰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전등을 켰다. 하은설은 머리가 까치집이 된 채 전혀 피곤한 기색없이 침대에 앉아있었다. 한참 서로를 쳐다보고 나서야 심유진이 물었다.

“늦었는데 왜 아직도 안자.”

“내가 해야 될 질문 아니야?”

하은설이 불만스러워하며 말했다.

“몇 신데 몰래 남의 방에 들어오는 거야. 놀라서 죽는 꼴 보고 싶어?”

“회사 자료 좀 봤어.”

심유진은 당당했다.

“근데 마침 네 방앞을 지나쳐서 한번 들여다 본거야.”

하은설은 눈을 흘겼다.

“내가 서재 위치도 모르는 줄 알아? 마침 방앞을 지나기는. 거짓말도 성의 있게 해.”

“그래. 솔직히 말할게.”

심유진은 방문을 닫고 침대로 다가갔다.

“사실 안 좋은 생각하고 여기에서 죽어버릴까 봐 걱정했어. 태준 씨가 비싸게 산 집인데 그렇게 되면 여기에서 살지도 못하고 팔리지도 않을 거 아냐.”

“꺼져!”

하은설이 씩씩거리며 베개를 던졌다. 심유진은 잽싸게 베개를 잡아채고는 당부했다.

“배속에 애도 있는 사람이 그렇게 화내면 안 돼! 무리하지 마!”

하은설 역시 자기의 몸을 아끼는 사람이었기에 그만 행동을 멈췄다. 심유진은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는 못하고 베개를 침대에 내려놓은 뒤 침대 변두리에 앉았다.

“잠이 안 와?”

심유진이 물었다.

“무슨 생각해? 나한테 다 얘기해 봐.”

“아무 생각도 안 했어.”

하은설은 속 깊은 얘기를 하는 걸 거부했다.

“낮잠을 오래 잤나 봐.”

“웃기지 마. 내가 널 몰라?”

심유진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너 원래 돼지처럼 잠만 자는 애잖아. 낮에 아무리 많이 자도 베개만 주면 3초 안에 잠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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