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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9화

허택양은 조심스럽게 얼굴을 반쯤만 내밀고 심유진의 뒤를 여러 번 살폈다. 뒤따른 사람이 없음을 확인하고 나서야 자물쇠를 풀어 문을 열어주었다.

“들어오세요.”

허택양의 말에도 심유진은 문 앞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물었다.

"은설이는요?"

“은설더러 나오라고 하세요. 그다음에 제가 들어갈게요.”

“은설은 여기에 없어요.”

허택양은 대답했다.

심유진은 빠르게 반걸음 뒤로 후퇴하여 허택양의 통제 범위를 벗어났다.

“당신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니...”

심유진이 몸을 돌려 떠나려고 할 때 양옆의 방문이 갑자기 모두 열리면서 검은 슈트를 입은 덩치 좋은 사내들이 그녀를 둘러쌌다.

심유진은 그제야 자신이 허택양의 함정에 빠졌음을 깨달았다.

건장한 사내들은 심유진을 잡아 밧줄로 묶고 허택양의 방에 가두었다.

비좁은 방 안은 어수선했고 기분 나쁜 냄새가 풍겨왔다.

심유진의 구겨진 미간을 보면서 허택양은 기괴한 웃음을 지었다.

“걱정하지 마요, 여기에 오랫동안 있지는 않을 거예요. 조금만 참아요.”

허택양은 몸을 숙여 손가락으로 심유진의 턱을 잡았다. 허태준과 닮은 얼굴이 심유진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심유진은 허택양을 벗어나고자 머리를 한쪽으로 돌려버렸다.

"쳇."

허택양은 그녀의 모습을 비웃었다.

"심유진 씨,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되나 본데요. 내가 만약 당신이라면 지금 순순히 나를 따르고 목숨을 부지할 것 같은데."

심유진의 얼굴은 굳어졌지만, 아무것도 못 들은 것처럼 질문했다.

“은설이는요?”

하은설의 안부야말로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은설은 아무 일도 없어요.”

말을 마치고 허택양은 다시 심유진에게 다가갔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내가 말했잖아요, 은설을 다치게 하지 않을 거라고.”

“하...”

심유진은 비웃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의 말을 믿을 것 같아요?”

허택양은 잠시 생각하다가 몸을 일으켰다.

“좋아요, 은설을 보여줄게요.”

허택양은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들어 영상통화를 걸었다.

영상통화는 금방 연결되었고 허택양은 영상을 잘 볼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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