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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1화

“당신이 듣고 싶지 않다면...”

허택양은 일어나 옷을 정리했다.

“나가서 받을게요.”

심유진은 허택양이 자신의 간절함을 눈치챌까 봐 그에게 향한 시선을 거두었다.

“마음대로 해요.”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하는 심유진이었다.

“쳇.”

허택양은 자기가 한 말대로 나갔다.

곧바로 검은 슈트를 입은 건장한 사내가 들어와 무표정으로 심유진을 쳐다보며 경고했다.

“가만히 있어요, 도망갈 생각 말고!”

건장한 사내는 보기에는 흉악했으나 허택양만큼의 압박감은 주지 않았다.

심유진은 묶인 다리를 들어 올리며 물었다.

“지금 상태로 어떻게 도망가겠어요?”

사내는 가볍게 비웃었고 그 후로 심유진을 상대하지 않았다.

심유진은 적극적으로 사내에게 말을 걸었다.

“이런 일 하면 허택양이 얼마나 줘요? 내가 당신과 동료들 지금의 두 배로 줄 테니까, 나 좀 풀어주면 안 돼요?”

사내는 그녀를 째려보고는 소리쳤다.

“닥쳐!”

심유진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얘기했다.

“정말이에요.”

“내가 허택양보다 돈이 많거든요. 게다가 당신들이 나를 데려가면 가족들이 당신들 가만 안 놔둘 거예요. 당신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 아빠가 N 시티에서 한 가닥 하시거든요. 그리고 허태준도 엄청난 걸 당신들도 잘 알죠? 당신들 조사하는 건 시간문제예요. 당신이 와이프나 아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설령 없다고 해도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들은 있을 것 아니에요. 허태준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복수하는 타입이라 걸리면 당신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무사하지 못할걸요?”

평온했던 사내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심유진은 더욱더 박차를 가했다.

“내가 장담해요. 만약 당신이 나와 내 친구를 무사히 풀어주면 당신들에게 두 배의 값을 지불하고 오늘 일은 죽어도 묻지 않을게요!”

사내는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물었다.

“진짜죠?”

“그럼요!”

심유진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걱정된다면 각서를 쓸 수도 있어요!”

사내는 생각을 마친 후 입을 열었다.

“좋아요! 잠시 후에 내가 동료들과 상의를 해보죠.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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