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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6화

발신자 번호는 한국 번호였다.

심유진은 한 사람으로 추측했으나 확실하지 않았다.

그녀는 손을 덜덜 떨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누구세요?”

상대방은 대답은 빨랐다.

“허태준.”

역시나 였다.

심유진은 그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단지 지금 이순간 크나큰 안정감을 느꼈다.

허태준이 있다면 아무것도 무서울 게 없다는 느낌이었다.

거울을 보고 용모를 정리 한 뒤 심유진은 살금살금 여자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화장실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녀에게 나오라고 메세지를 보낸 허태준도, 자신을 쫓아오던 허택양도.

의문에 휩싸이던 찰나 손목이 갑자기 당겨져 순식간에 누군가의 품에 갇히게 되었다.

익숙한 냄새가 코를 찔렀고 순식간에 심유진의 눈에는 눈물이 차올랐다.

모든 불안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심유진은 몸을 돌려 두 팔로 허태준의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허태준도 그녀를 강하게 안고 한 손으로 심유진의 등을 쓰다듬으며 낮고도 부드러운 음색으로 그녀를 다독였다.

“괜찮아요, 이제 다 끝났어요.”

심유진은 긴장의 끈이 풀어져 자신의 얼굴을 허태준의 가슴에 묻고 울음을 터뜨렸다.

괜찮은척 했으나 심유진은 너무나 힘이 들었다.

허태준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었다. 그의 눈빛에는 연민과 함께 음산함도 드리워졌다.

화장실을 드나드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가끔 오고가는 사람들의 눈길은 저도 모르게 이 선남선녀에게로 향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곧 이별하는 커플이 자신들의 아쉬움을 달랜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허태준은 심유진의 감정을 추스르고 난 후에야 그녀의 얼굴을 들어 티슈로 눈물을 세심하게 닦아주며 물었다.

“아직도 힘들어요?”

심유진은 아랫입술을 깨물고 빨갛게 부은 눈을 한 채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허태준은 그제야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허태준은 심유진의 손을 잡고 그녀와 밖으로 향했다.

“김욱이 도착했을 거예요, 나가요.”

넓은 대합실 로비는 한산했고 얼마 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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