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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그래.”

허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들어 허택양을 찍기 시작했다.

“아까 한 말 다시 해봐.”

허택양은 혹시라도 자신이 늦게 말하므로 인해 허태준의 생각이 바뀔까 봐 허겁지겁 말했다.

영상을 다 찍고 허태준은 부하에게 지시했다.

“이놈들 다 내려놓고 경찰서에 보내.”

허택양은 얼어버렸다가 정신이 돌아온 후 욕설을 내뱉었다.

“날 풀어준다고 하지 않았어? 허태준 이 사기꾼! 죽어 버려!”

“널 풀어줬잖아.”

그의 도발에도 허태준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이거 없이 넌 오늘도 살아남지 못할 거야.”

허태준은 핸드폰을 흔들며 말했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는 허택양의 피로 얼룩진 방망이를 던져버리고 미련 없이 자리를 떠나 밖으로 나왔다.

허택양은 욕설을 퍼부었다.

“허태준 너 이 양아치 새끼. 심유진이 그렇게 많은 상처를 받은 건 다 너 때문이야! 이 빌어먹을 놈! 정소월을 사랑하면서 심유진과 결혼해? 정소월과 아이를 가져놓고 또 심유진을 찾으러 와? 넌 쓰레기야. 넌 두 명의 무고한 여자를 울렸어. 아니, 세 명이다. 하은설도 네 놈이 망친 거야.”

허태준의 발걸음이 살짝 머뮷거리다가 다시 빨라졌다.

허태준은 입술을 깨물고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

비록 더러웠던 허택양의 피가 튀지는 않았으나 허택양과의 거리가 워낙 가까원던 탓에 허태준은 결벽증이 다시 도졌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그는 김욱의 집으로 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김욱은 허태준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랐지만 대충 허택양과 관련 있음을 눈치챘다.

”그사람... 처리했어?”

김욱이 물어왔다.

허태준은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눈 하나 깜짝이지 않고 말했다.

“경찰서에 보냈어.”

“경찰서로 보내?”

김욱은 허태준의 처리 방식에 불만이 많았다.

“너무 그에게 잘 대해준 건 아니야?”

“내가 그놈 두 다리를 부러ㄸ렸어.”

허태준이 말했다.

“그것도 모자라.”

김욱은 아직도 모자라다는듯 목소리를 깔았다.

“넌 너무 마음이 약해서 그런 놈들이 계속 유진이를 괴롭히는 거야. ”

허태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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