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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허태준이 휘두른 한방에 허택양은 허공에서 빙그르르 돌았다.

허택양의 오른쪽 종아리는 부러졌는지 축 처져 곧게 펴진 왼 다리와 선명한 대비를 이루었다.

“작은형님!”

허택양은 여전히 울부짖었고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렀다. 그 눈물은 핏자국에서 선명한 자국을 남겼다.

허태준은 그를 보며 귀찮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기회를 줬었잖아.”

허태준은 계속하여 말했다.

“그것도 여러 번.”

허태준이 임시로 귀국한 건 허택양에게 준 첫 번째 기회였다. 하은설과 허택양의 이별을 설계한 건 두 번째 기회였다.

만약 허택양이 눈치 빠르게 자신의 계획을 포기하고 남자답게 허태준과 맞섰다면 이토록 그를 심하게 패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너는 소중히 여기지 않았지.”

말이 끝남과 동시에 몽둥이는 허택양의 오른쪽 다리를 내려쳤다.

허택양의 울부짖음은 더욱 처절해졌고 눈물은 폭포처럼 주룩주룩 떨어졌다.

“작은형님,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너무 아파요. 죽을 것 같아요!”

“걱정하지 마, 죽이진 않을 테니까.”

허태준은 입꼬리를 슬쩍 올리고는 웃었다. 그 모습은 허택양과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죽기보다 못한 걸 느끼게 해주지.”

허택양의 눈은 더욱 커졌다.

허태준이 적들을 대하는 방법은 익히 들었지만 너무나 잔인하여 진짜라고는 믿지 않았기에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지금 와서 보니...

“풀어만 주신다면...”

허택양은 재빨리 조건을 내걸었다.

“큰형님과의 대적을 도와드릴게요. 큰형님이 하셨던 일들, 증거들 전부 저한테 있어요. 저의 도움만 있다면 감옥에 집어넣을 수 있고, 한평생 형님을 괴롭히지 못하게 할 수 있어요.”

“그래?”

허태준은 마치 그의 말이 흥미롭다는 듯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허택양은 기세를 모아 연거푸 말을 쏟아부었다.

“형님, 절 좀 믿어 주세요. 형님을 속인다면 다시 잡아 와도 되잖아요.”

“널 당연히 믿지!”

허태준의 입꼬리는 더욱 휘었고 눈빛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하지만 네가 갖고 있는 증거들 난 이미 갖고 있어.”

허택양에게 없는 증거들 또한 허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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