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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8화

별이로 인해 허태준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마음은 다 녹아버렸다.

허태준의 아버지는 지체 없이 허태준의 어머니의 품에서 별이를 빼앗아 끌어안고 토닥토닥 해주며 기뻐하며 중얼거렸다. “아이고 이뻐라!”

조손 세 사람의 화기애애한 모습이 보기 좋았지만 여형민이 신경 쓰는 것은 그게 아니었다.

그는 허태준의 어머니에게 물었다. “아주머니, 태준이는요?”

어머니는 손가락으로 웃층을 짚으며 말했다. “옷이 더러워졌다며 올라가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고 온단다. 너도 쟤의 저 버릇을 알잖아”

허태준의 결벽증은 허씨 집안 전체가 다 아는 일이다.

“오.”여형민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별이야, 디저트 먹을래? 할머니가 빵이랑 에그 타르트를 구웠어.” 허태준의 어머니는 별이의 손을 잡아당기며 별이의 관심을 끌려고 시도했다.

“너의 어머니도 맛있다고 한거야.”

“디저트 먹고 할아버지랑 마당 구경 갈래? 할아버지가 키운 귀뚜라미를 보여 줄게! 정말 재밌어!” 허태준의 아버지도 질세라 말했다.

여형민은 소파에 앉아 이 순간의 분위기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허태준의 부모님은 별이가 허태준의 친아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두 사람 모두 그를 마치 친손자처럼 대하는 것이 그는 매우 감개무량했다.

-특히 허태준의 아버니는, 당시 허아리를 보고도 이렇게 활짝 웃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형민아, 너 혼자 여기 좀 앉아 있어, 응?” 허태준의 어머니는 별이를 끌고 식당으로 갔고, 아버지도 뒤따라갔다.

여형민은 허씨 집안에서 '남'이라고 할 수 없다, 혼자 있는 것이 그들과 함께 있는 것보다 더 편안했다.

핸드폰으로 e-메일을 뒤지며 기다린 지 30분 가까이 지나서야 허태준은 위층에서 내려왔다.

허태준의 어머니의 말대로 그는 샤워를 하고, 머리카락이 완전히 마르지 않았다. 빳빳한 셔츠 양복에서 헐렁한 맨투맨 팬츠로 갈아입고 수수한 면 슬리퍼를 신은 모습은 집에서 아주 편안한 이미지였다.

허소성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천천히 그의 곁으로 걸어가서 물었다. “우리 부모님과 별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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