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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화

일요일 아침, 김욱은 일찍 찾아와 하은설이기 새로 상영한 판타지 영화표를 두 장 건넸다.

“심심하면 별이랑 영화 보고 오세요.”

요즘 유명한 영화였기에 휴식일에는 이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로 영화관이 꽉 찼다. 하은설도 보러 가고 싶었지만 표를 구하지 못했었다.

“좋아요!”

하은설이 좋아하면서 별이를 안고 입을 맞췄다.

“이모랑 놀러 가자. 이모가 맛있는 거 사줄게.”

심유진은 하은설의 몸이 걱정됐지만 하은설이 바람도 좀 쐬면서 다른 일들은 잠시 잊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별이가 가방을 챙기러 방으로 들어간 틈을 타 심유진은 얼른 별이를 붙잡고 주의사항들을 읊기 시작했다.

“이모가 몸이 안 좋으니까 꼭 말 잘 들어야 돼. 마음대로 뛰여 다니지 말고 절대 달려가서 안기지 마. 그리고 이모 잘 챙기고 찬 거나 매운 음식은 못 먹게 해. 단것도 많이 먹으면 안 돼. 알겠어?”

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심유진은 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휴대폰을 가방에 넣어줬다.

“도착하면 문자 보내고 집에 와서도 문자 해.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고.”

심유진의 요구대로 별이는 도착하자마자 문자로 보고하고 어디를 갔는지 뭘 샀는지 뭘 먹었는지까지 자세히 알려줬다.

책상 위에 올려둔 휴대폰이 몇 분마다 한 번씩 울리니 김욱도 궁금해했다.

“누구야?”

“별이.”

심유진은 별이가 보낸 사진을 확인하고 다시 휴대폰을 껐다.

“대신 은설이 좀 감시해 달라고 했더니 엄청 잘하고 있네.”

심유진은 이 상황이 어이없어서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근데 기분 좋아 보이더라.”

김욱이 말했다.

“실연당한 사람 같지 않아.”

김욱은 하은설의 기분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바라며 영화표를 구해다 준 것이었다. 근데 그럴 필요가 없었던 건 아닐까 고민할 만큼 하은설은 멀쩡해 보였다.

“외강내유라고 할 수 있지. 겉보기에는 저래 보여도 속은 엄청 여려.”

심유진의 표정에서 웃음이 점차 사라졌다.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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