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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3화

“전화받아서 설명해 줘요.”

“대체 무슨 일이에요?”

“전화받아요.”

심유진은 한참 채팅창을 올리고 나서야 하은설이 보낸 문자를 볼 수 있었다.

“저희 이제 그만해요.”

보낸 시간은 오전 9시 6분이었다.

“호텔에서 나오자마자 이 문자를 보내고 그다음부터는 무시했어. 진짜 웃긴 사람 아냐? 자기가 무슨 짓을 한 건지 모르는 건가? 꼭 내가 말해줘야 알아?”

하은설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그동안 참아왔던 말들을 다 쏟아냈다.

“원래 그냥 가볍게 만나는 사이로 지내기로 했었어. 어느 한쪽이 그만하자고 하면 절대 매달리지 않기로. 근데 이게 뭐야? 유진아 명심해. 남자 말은 믿으면 안 된다. 날 좋아한다고 말한 것도 저쪽이고 나랑 잘해보고 싶다고 한 것도 저쪽이야. 근데 다른 여자랑 잔 것도 저 사람이고. 진짜 나 미쳤나 봐. 어제까지만 해도 결혼해서 애를 낳겠다고 생각한 내가 바보지.”

하은설은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심유진은 얼른 다가가서 하은설을 안아줬다.

“네 잘못이 아니야.”

심유진이 위로하자 하은설은 심유진을 밀어내고 몸을 돌려 눈물을 닦아냈다. 궁상 맞은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가슴도 아프고 미안한 마음까지 들어 심유진은 뭐라고 해야 할지 망설였다. 나중에 혹시라도 진실을 알게 된다면 이 우정이 어떻게 끝날지 알 수 없었다.

“됐어. 이제 이 얘기는 그만하자.”

하은설은 금방 상태를 회복했다.

“너도 울상 짓지 마.”

별이한테 하던 것처럼 심유진의 볼을 꼬집으며 하은설이 말했다.

“별로 큰일도 아닌데 속상해하지 마.”

“자, 웃어봐.”

하은설이 심유진을 보며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심유진은 억지로 웃음을 지으려고 했지만 어느새 눈앞이 흐릿해졌다.

“어?”

하은설이 다급히 말했다.

“울지 마! 왜 울어!”

심유진은 더 심하게 울었다. 굵은 눈물방울 하은설의 손바닥으로 떨어졌다.

“유진아 울지 마.”

하은설이 일부러 정색하고 목소리를 높이며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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