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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8화

일부러 그러는 건지 아니면 의도 없는 행동인지 몰라도 심유진은 마음이 좋지 않아 그 호의를 거절했다.

“저한테는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냥 Maria가 입어요.”

Maria는 뭔가 눈치챈 건지 표정이 바뀌었다.

“혹시 기분 안 좋아요?”

Maria가 긴장한 얼굴로 예리하게 문제점을 짚어냈다.

“유진 씨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은 옷만 사서 그래요?”

심유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인정하는 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Maria는 매우 솔직했다.

“인정할게요. 일부러 그런 거 맞아요.”

심유진은 의외라고 생각했다.

“왜요?”

Maria가 뽀로통해서 대답했다.

“화나니까요! 일주일 동안 저한테 무심하게 대했잖아요. 같이 나와서도 내내 다른 곳에 정신 팔려있고 예쁘냐고 물어봐도 대충 대답하고!”

그 말에 심유진도 뜨끔해서 얼굴을 긁적거렸다.

“죄송해요.”

다행히 심유진은 진심 어린 사과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이번주에 김욱 씨가 넘겨준 업무가 너무 많아서 그랬어요. 업무에서는 깐깐한 거 알잖아요. 제 잘못이니까 저녁은 제가 살게요. 어때요?”

“그래요. 용서해 주는 걸로 할게요.”

Maria는 달래기 쉬운 사람이었다.

“근데 밥 먹기 전에 먼저...”

Maria가 쇼핑백을 흔들며 조금 부끄러운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일단 이거 환불하고 올게요. 사실 저도 안 예쁘다고 생각했거든요.”

Maria와 함께 모든 옷을 환불하고 나서야 심유진의 휴대폰 알람이 울렸다. 하은설에게서 온 문자인 줄 알았는데 확인해 보니 허태준이었다. 허태준은 다짜고짜 질문부터 했다.

“하은설이 찾으러 온 적 있어?”

한국은 늦은 밤일 텐데 자지도 않고 하은설에 대해 묻는 걸 보니 뭔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 벌어진 것 같았다.

“아니요. 무슨 일 있어요?”

심유진이 물었다.

“전화받을 수 있어?”

그 문자에 심유진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두려움과 당황스러운 감정이 밀려왔다. 심유진이 Ma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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