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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9화

Maria는 당연히 매우 실망했다.

“네?”

하지만 심유진을 난감하게 만들지도 않았다.

“알겠어요. 일단 일 보세요.”

심유진은 내내 하은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나중에는 하은설이 짜증 나서 꺼버린 건지 아니면 배터리가 다한건지 하은설의 휴대폰 전원이 꺼졌다는 알람이 왔다. 심유진은 더욱 조급해서 액셀을 밟으며 최대한 빠른 속도로 집으로 달려갔다.

이사를 해도 원래 집 열쇠는 남겨두고 있었는데 지금 보니 굉장히 옳은 선택이었다. 심유진은 신발도 갈아 신지 못한 채 거실로 뛰여 들어갔다. 하지만 거실의 풍경은 상상과 많이 달랐다. 하은설은 멀쩡하게 소파에 앉아서 치킨을 뜯고 있었다. 입가에는 기름이 가득했고 쓰레기통에는 간식봉투와 우유갑이 쌓여있었다. 그제야 심유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걱정은 이내 분노로 변했고 심유진은 순간 폭발해버리고 말았다.

“전화는 왜 안 받아?”

하은설은 천천히 소파에서 일어나서 주위를 손으로 더듬고는 멍하니 물었다.

“휴대폰 어디 갔지?”

심유진은 살인충동이 들었다.

“내 폰으로 전화 좀 걸어봐. 어디 있는지 찾게.”

하은설의 말에 심유진은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

“이미 꺼졌어.”

그제야 하은설은 치킨을 내려놓았다.

“잠시만. 방에 들어가서 찾아볼게.”

“됐어.”

심유진이 하은설을 붙잡았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그래?”

하은설은 다시 소파에 앉아 치킨을 집어 들었다.

“먹을래?”

“아니.”

심유진은 지금 입맛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당사자인 하은설은 아주 맛있게 치킨을 뜯으면서 예능을 보며 웃기까지 했다. 심유진은 혹시 너무 충격을 받아 미친 건 아닐지 잠시 고민했다.

“얘기는 잘했어?”

심유진이 하은설의 허벅지를 툭툭 치며 말했다. 하은설은 여전히 TV에 시선을 집중하며 말했다.

“얘기 안 했어.”

아무런 감정 기복도 없는 것처럼 담담한 말투였다. 심유진은 조금 놀랐지만 굴하지 않고 물었다.

“오늘 얘기할 거라며.”

“갔는데 다른 여자랑 침대에 누워있더라. 그래서 그냥 나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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