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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0화

심유진은 위로의 말을 한가득 준비했으나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심유진은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말을 꺼냈다.

“한동안 우리 집에 가서 지낼래?”

하은설이 침착해 보이긴 했지만 심유진은 그래도 하은설을 혼자 둘 수 없었다.

“좋아!”

하은설은 좋아하면서 치킨도 내팽개쳤다.

“짐부터 쌀게!”

멀지 않은 곳이었기에 하은설은 짐도 별로 안 챙겼다.

“이런 대저택은 또 처음이네.”

하은설은 가는 길 내내 흥분돼 있었다. 오늘 굉장한 타격을 겪은 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김욱은 여전히 심유진 집에 있었다. 심유진이 아무렇지 않게 하은설을 데리고 오는 것을 보고 수많은 궁금증이 맴돌았지만 결국 이 한마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저녁 먹었어?”

“얘는 먹었고.”

심유진이 하은설을 가리키며 말했다.

“난 안 먹었어.”

하은설이 얼른 손을 저었다.

“또 먹을 수 있어요!”

사람이 많았기에 김욱은 배달을 시켰다. 대부분 하은설이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임신한 상태여서 그런지 하은설은 평소보다 두배로 더 잘 먹었다. 심유진은 놀라운 눈빛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하은설이 피자를 세 조각째 먹으려고 하자 얼른 말렸다

“더 먹다가는 배 찢어져.”

하은설은 아쉬워하며 손가락을 빨았다. 하지만 그사이 늘어난 뱃살을 보며 그만 멈출 수밖에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하은설은 소파에 누워 별이에게 물을 가져다 달라 간식을 가져와라 하면서 심부름을 시켰고 심유진과 김욱은 함께 뒷정리를 했다. 김욱이 이 타이밍을 빌어 조용히 물었다.

“남자친구랑 헤어졌대?”

예리한 질문에 심유진은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당연히 예측 가능한 일인 것 같았다. 하은설이 그렇게 티를 냈으니 말이다.

“맞아.”

심유진이 대답했다.

“그래서 다친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 여기에서 며칠 지낼 거야.”

김욱은 동정하는 표정으로 하은설을 쳐다보다가 또 물었다.

“그럼 내일은 다른 곳에서 업무 볼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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