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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1화

“책임감 있는 남자라면 결혼하기 전에 임신시키지 않았을 거야.”

심유진은 허택양의 진짜 신분은 밝히지 못하고 그냥 간접적으로 그가 좋은 사람은 아니라는 걸 드러냈다.

“결혼하자는 말을 안 한 건 맞아.”

하은설이 말했다.

“근데 나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얘기하긴 했어.”

“그럼 지금 전화해서 임신했으니까 어떡할 거냐고 물어봐.”

심유진은 마음이 조급했지만 하은설의 인생이니 대신 결정을 내려줄 수 없었다.

“나...”

하은설이 망설였다.

“이틀만 고민해 보면 안 될까?”

하은설이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 지금 마음이 너무 복잡해. 조금 진정할 수 있게 해 줘. 그래야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아.”

심유진도 더 이상 하은설을 몰아붙일 수가 없었다.

“그래.”

어느덧 별이를 데리러 갈 시간이 됐다. 심유진이 하은설에게 물었다.

“같이 별이 데리러 갈래?”

“응.”

하은설은 영혼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유치원에는 아이들이 정신없이 뛰여 다니고 있었다. 심유진은 하은설을 자신의 뒤에 두고 혹시나 생길 위험에 대비했다. 하은설도 긴장하며 천천히 그 뒤를 따라갔다. 가끔씩 뒤를 돌아볼 때마다 심유진은 하은설이 주위의 아이들을 하염없이 바라보고만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심유진은 마음이 복잡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척 일부러 하은설을 재촉했다.

겨우 별이의 교실 문 앞까지 도착했다. 대부분 아이들은 이미 떠났는데 별이는 교실 안에 없었다. 선생님은 심유진과 하은설이 온 걸 보고 잠시 멈칫하다가 얼른 해석했다.

“오후에 한 아이가 미끄럼틀을 타다가 넘어져서 이마가 찢어졌거든요. 그래서 별이가 그 아이랑 같이 병원에 갔어요.”

“별이가요?”

“선생님도 함께 계세요. 아이 부모님이 바쁘셔서 올 수가 없었는데 별이가 평소에 그 아이랑 친해서 혹시 혼자 병원에서 무서울까 봐 걱정하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따라가겠다고 했어요. 금방 돌아올 거예요. 저희는 어머님이 평소처럼 늦게 오실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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