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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심유진이 그들을 떼여놓을 계획을 고민하는데 하은설에게서 문자가 왔다.

“지금 시간 있어? 나랑 병원 좀 같이 가줄 수 있을까?”

심유진은 김욱의 사무실에 있다가 그 문자를 받고 바로 하던 일을 내려놓고는 반차를 썼다. 하은설은 회사에 가지 않았는지 집으로 데리러 오라고 했다. 생얼로 외출한 하은설은 안색이 안 좋았고 다크서클이 심하게 내려와 있었다.

“왜 그래?”

하은설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고민하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나 임신한 것 같아.”

“뭐?”

심유진은 놀라서 손을 떨었다. 하마터면 핸들을 잘못 돌려 사고가 날 뻔했다. 다행히 얼른 정신을 차렸지만 뒤에서 오고 있는 차량들은 짜증을 내며 경적을 울렸다. 하은설은 놀라서 식은땀을 흘리며 배를 감쌌다.

“진정해!”

심유진은 아예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한참 심호흡을 하며 진정하려고 노력했다.

“잠시 진정 좀 할게.”

하은설은 고개를 푹 숙이고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천천히 자신의 상황을 말했다.

“이번달에 생리가 며칠이나 미뤄졌어. 평소에는 딱딱 정해진 시간에 오거든. 그래서 임신테스트기를 사서 테스트해봤는데 두줄이 떴어. 근데 아닐 수도 있어!”

하은설이 도대체 자신을 위로하려는 건지 심유진을 위로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매번 피임 잘해서 가능성이 낮아.”

심유진은 이 상황이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만약 허택양이 정말 의도를 품고 접근한 거라면 일부러 임신을 시키는 거야 어렵지 않았다. 심유진은 두려움과 분노를 간신히 가라앉히며 시동부터 걸었다.

“일단 병원부터 가자. 결과 나오면 다시 얘기해.”

결과는 빨리 나왔다. 큰 이변 없이 하은설은 정말 임신이 맞았다. 하은설은 검사결과가 적힌 종이를 들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심유진이 물었다.

“얘기할 거야?”

“모르겠어.”

고개를 젓는 하은설은 넋이 나간 사람 같았다.

“그럼 아이는 낳을 거야?”

“그것도 모르겠어.”

심유진은 긴 한숨을 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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