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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하은설이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네 뇌는 장식이야?”

심유진이 소파에 내팽개쳐진 휴대폰을 주어서 하은설에게 줬다.

“그렇게 안 받을수록 그 사람도 생각이 많아질 거야.”

하은설은 입을 삐죽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심유진의 감시하에 영상통화를 받았다. 심유진에게 허택양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하은설은 일부러 방향을 돌리며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하은설 역시 심유진처럼 서비스직에서 오래 일했던 사람이기에 감정을 숨기는데 능했다. 허택양은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하고 물었다.

“밥은 먹었어요?”

“아직이요.”

하은설은 귀뒤로 넘긴 머리를 다시 내리며 화장 안 한 얼굴을 감췄다.

“삼계탕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어요.”

“삼계탕이요? 좋겠네요.”

허택양이 부러워하며 말했다.

“은설 씨가 없어서 밥이 넘어안가요.”

허택양의 목소리는 엄청 스윗했다. 담백하면서도 귀여운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애교였다. 하지만 심유진은 그런 애교에 넘어가는 스타일이 아니었기에 느끼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심유진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은설은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졌지만 심유진이 옆에 있었기에 일부러 티를 내지 않았다.

“그런 오글거리는 소리 하지 말고 얼른 밥 챙겨 먹어요.”

심유진은 소름이 돋아 팔을 문지르자 하은설은 휴대폰 카메라를 피해 심유진에게 눈을 흘기고는 입모양으로 꺼지라고 경고했다.

“흥.”

심유진이 돌아서서 자리를 피하자 하은설은 그제야 걱정스러운 표정을 드러냈다.

하은설과 허택양은 한참을 꽁냥 거리다가 심유진이 밥 먹으라고 부를 때가 되여서야 아쉬워하며 통화를 끝냈다. 심유진은 수저를 놓으며 투덜거렸다.

“아까 전화받기 싫다던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네.”

하은설은 웃으며 삼계탕을 가득 담았다.

“내일 휴일이라 만나기로 했어.”

하은설이 뜨거운 국을 후후 불며 말했다.

“알려줄 거야.”

그 말에 국을 뜨던 심유진은 순간 삐끗해 다 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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