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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2화

고개를 들자 어두운 표정을 한 육윤엽이 보였다. 뒤쪽을 보니 김욱과 Maria 역시 같은 표정이었다. 심유진이 서있는 걸 보고 육윤엽이 놀랐는지 멈칫했다. 심유진은 얼른 모르는 사람인척하며 공손하게 인사부터 했다.

육윤엽이 인사를 받으며 친하지 않은 척 자리를 떠났다. 김욱도 멈칫하더니 상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사전에 알리지 않고 지각했으니 이번 달 보너스는 취소하겠습니다. 일단 사무실로 오셔서 상황 설명해 주시죠.”

회의실의 직원들은 모두 이 말을 들었다. Maria는 동정의 눈빛을 보냈지만 다른 직원들은 오히려 기뻐했다. 심유진은 얌전히 김욱의 뒤를 따라 사무실까지 들어가고 나서야 한숨 돌렸다.

“피곤해.”

김욱이 눈을 흘기며 말했다.

“잘하는 짓이다.”

김욱과 육윤엽 모두 심유진이 신분을 숨기는 걸 바라지 않았기에 괜히 쓸데없이 피곤한 짓을 하는 걸 안타까워했다.

“열은 내렸어?”

김욱이 노트북으로 업무를 마무리하며 말했다.

“내렸어.”

“하긴, 열이 안 내렸으면 태준 씨가 널 출근하게 내버려 뒀을 리가 없지.”

김욱이 심유진의 패딩을 바라봤다.

“처음부터 이렇게 입었으면 얼마나 좋아.”

“동기들이 촌스럽다고 한단 말이야.”

심유진이 입을 삐죽거렸다.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얼른 적응해야지.”

“그럴 필요 없어.”

김욱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곧 회사 관리인이 될 사람이니까 직원들과의 관계까지 신경 쓸 필요 없어. 지금 네가 해야 할 건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는 거야. 그러니까...”

김욱이 심유진이 보내준 PPT를 켜면서 말했다.

“브리핑할 준비는 다 됐어?”

심유진은 준비한 대로 브리핑을 완벽하게 해냈고 김욱도 매우 만족했다.

“감기가 다 나으면 나랑 고객들 만나러 다니자.”

회사 업무에 익숙해지는 과정이자 정식으로 후계자가 되기 전에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었다.

“그래.”

심유진은 조금 흥분됐다. 하루종일 회사에서 서류를 붙들고 있는 것보다 외근이 훨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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