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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1화

별이는 얌전히 대답했다.

“알겠어.”

허태준은 오묘한 표정으로 심유진을 바라보며 친절하게 말했다.

“노트북 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내 거 써도 돼.”

심유진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고맙지만 필요 없거든요?”

낮에 심유진과 허태준이 같이 자는 모습을 본 별이는 오늘은 꼭 자기도 같이 자겠다고 떼를 썼다. 심유진은 이제 열이 내렸지만 아직도 감기가 완전히 나은 것은 아니었기에 혹시 별이에게 감기를 옮길까 봐 한참을 설득했다. 끝내 허태준이 별이와 함께 자는 걸로 타협을 봤다.

심유진은 혼자 큰 침대를 차지하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심지어 어린아이처럼 침대위에서 뒹굴거려 보기도 했다. 근데 불을 끄고 혼자 조용히 있으니 자신의 숨소리도 느껴지는 이 공간이 유달리 외로웠다. 심유진은 순간 두려워져서 이불을 푹 뒤집어썼다. 하지만 공허한 감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심유진은 한참을 뒤척거리다가 감기약 기운 때문에 스르르 잠이 들었다.

알람소리를 못 들은 심유진은 출근하기 10분 전이 되여서야 일어났다. 심유진은 화장도 못하고 대충 씻은 다음 다급히 집을 나섰다. 허태준은 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려고 나간 건지 집에 아무도 없었다. 주방 테이블에는 허태준이 준비한 아침과 쪽지가 있었다.

“별이 데려다주고 올 테니까 아침 먹고 있어. 데려다줄게.”

하지만 심유진은 그럴 시간이 없었다. 심유진은 택시를 타고나서야 허태준에게 문자를 남겼다.

“이미 회사로 출발했어요.”

심유진은 당연히 늦었다. 회사에서 낙하산으로 찍혔기 때문에 심유진은 이미 한소리 들을 각오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회사에 도착해 보니 자리에 누구도 없었다. 심유진은 Maria에게 문자를 보냈다.

“다들 어디 갔어요?”

Maria는 한참 동안 대답이 없었다. 심유진은 김욱의 사무실에도 들어가 봤지만 역시 사람이 없었다. 육윤엽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늘은 분명 정상 출근을 하는 날이었다. 게다가 비록 다들 자리에 없었지만 노트북은 켜진 상태였고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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