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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0화

심유진도 그대로 몸이 굳어졌다. 조금씩 고개를 돌리다가 마침 별이와 눈이 마주쳤다. 별이는 많이 화가 난 것 같았다. 심유진이 얼른 허태준에게서 떨어져서 별이에게 해명하려고 하는데 별이가 씩씩 거리며 말했다.

“나만 빼고 왜 둘이 안고 있어!”

억울해하는 아이의 모습에 심유진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하지만 허태준은 침착했다.

“이리 와.”

별이는 바로 눈을 반짝이며 허태준에게 갔다. 허태준은 노트북을 심유진에게 넘겨주고 별이를 들어 올렸다. 별이는 허태준의 목을 꽉 껴안으며 볼에 뽀뽀를 했다.

“아빠가 최고야!”

표정이 복잡한 심유진을 보며 허태준이 일부러 물었다.

“그럼 엄마는?”

“엄마도!”

별이는 눈치가 빠른 아이였기에 당연히 엄마도 놓치지 않았다. 별이가 심유진에게 손을 뻗으며 말했다.

“엄마도 안을 거야!”

심유진이 피동적으로 끌려갔다. 허태준은 한 팔에 한 명씩 꽉 끌어안았다. 허태준이 한쪽 팔로 심유진의 허리를 감자 심유진이 은근슬쩍 선을 넘지 말라는 눈치를 줬다. 하지만 허태준은 모른 척 별이에게 말을 걸었다.

“이제 기분이 나아졌어?”

“잠시만!”

별이가 휴대폰을 꺼내면서 우물쭈물 말했다.

“사진도 찍고 싶어.”

“당연히 찍어야지.”

허태준이 시원시원하게 대답하며 심유진을 바라봤다. 별이도 애원하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심유진은 사진을 찍는 걸 싫어했지만 두 사람의 공세에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래.”

별이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휴대폰을 들었다.

“하나, 둘, 셋! 김치!”

별이의 찬란한 웃음과 조금은 어색한 심유진의 웃음, 그리고 따뜻한 미소를 짓고 있는 허태준까지 한 프레임에 가득 담겼다. 별이는 바로 그 사진을 하은설에게 보내주며 말했다.

“이 사진 프린트 해줘! 유치원 친구들한테 보여줄 거야.”

심유진은 말리고 싶었지만 그동안 별이가 아빠가 없다는 이유로 받았던 시선들을 생각하니 결국 하고 싶은 말들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별이는 그제야 심유진의 손에 들린 노트북에 주의를 돌렸다.

“아빠 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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