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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4화

양의사는 오래 방에 머무르지 않았다.

양의사가 가자마자 심유진은 허태준의 손에서 의료용 알코올을 뺏고 김욱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오빠!”

김욱은 옆에 푸르뎅뎅한 얼굴을 하고 석고처럼 서있는 허태준을 흘끔 보았다. 그리고 허태준의 옆을 지날 때 걸음을 빨리했다.

의료용 알코올 냄새는 더욱 짙어졌다.

김욱은 얼굴을 찌푸렸다. 빨래집게로 코를 집고 싶었다.

“잠깐만.”

김욱은 침대 머리에서 티슈 두 장을 뽑아 알코올 병을 휘감고 나서야 손에 넣었다.

김욱의 반응은 허태준의 반응과 선명한 대비를 이뤘다.

심유진의 마음속은 더 복잡해 났다.

심유진은 고민하다가 입 모양으로 허태준한테 말했다.

“먼저 내려가서 손님들이랑 얘기하고 있을래요? 여기는 오빠가 있으면 돼요.”

허태준은 이리로 한번 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무리 그녀를 위해 일부러 왔다고 하지만 아래층 홀에 모여있는 사람들은 N 시티 상업계의 엘리트들이었기에 그들과의 교류는 손실 볼 것이 없었다.

하지만 허태준의 귀에는 자신을 내쫓으려는 말로 들린다.

극도의 자존심은 그 고귀한 고개를 숙이면서까지 자신을 남겨달라고 요청하지 못하게 했다.

그는 눈을 드리운 채 대답하였다.

“그래.”

그리고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문을 나섰다.

김욱은 시선이 육중한 문에 가려질 때까지 그의 뒷모습을 보았다.

“허 대표님이 화났네.”

심유진도 자연히 느꼈다.

하지만 왜인지 모르겠다.

그녀가 봤을 때 그녀가 한 일은 허태준이 잘 되라고 한 일인데..., 자신한테 약을 못 바르게 한 것도 허태준의 손에 약을 묻히고 싶지 않아서였고 허태준더러 내려가서 교류하게 한 것도 인맥을 넓히게 하기 위해서였다.

“도대체 화낼 게 뭐가 있다고.”

김욱한테 자신의 의도를 설명한 후 그녀는 답답해서 물었다.

김욱은 허태준이 불쌍해졌다.

동생은 너무나도 둔감하였다. 허 대표는 아마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꼴을 적지 않게 당할 것이다.

“앞으로 이런 말은 직접 해.”

김욱은 상냥히 설명해 줬다.

“그리고... ”

김욱은 갑자기 얼굴색이 변하더니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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