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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1화

심유진과 별이 모두 어이없다는 듯 하은설을 쳐다봤다.

“흥!”

하은설은 가방을 들고일어나면서 말했다.

“화장실 좀 다녀 올게.”

하은설이 볼일을 보고 손을 씻는데 검은 머리에 황색 피부를 가진 아시아인 한 명이 손을 씻고 있었다. 미국에서 오래 지내면서 하은설은 아시아인만 보면 왠지 모를 동질감이 들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시기도 다 지나버렸기에 아시아인을 만나도 눈길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 남성은 유달리 하은설의 눈길을 끌었다.

원인은 간단했다. 패스트푸드 가게에 정갈한 정장 차림에 넥타이까지 하고 오는 사람은 흔치 않았다. 심지어 구두까지 반짝반짝 닦은 상태였다. 하은설은 호텔에서 일하면서 많은 vip손님들을 모셨었다. 이 남성의 복장은 딱 봐도 원단이나 설계가 최상급이었다. 절대 보통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런 사람이 이 가게에 있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남성은 손을 깨끗하게 씻더니 몸을 일으켰다. 그는 거울을 통해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하은설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눈이 마주치기 전에 하은설이 얼른 시선을 피했다. 뭔가 나쁜 짓을 하다가 들킨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 하은설은 침착한 척 손을 씻었다.

차가운 물도 부끄러움에 달아오른 몸의 체온을 낮춰줄 수가 없었다. 남성은 휴지로 손을 닦고 나서도 자리를 뜰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하은설은 얼른 손을 씻고는 물기를 툭툭 털고 자리를 벗어나려고 했다. 근데 그때 웃음기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공주?”

하은설은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 얼굴이 홍당무우처럼 달아올랐다. 그 사이 남성은 어느새 하은설의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제야 하은설은 그의 얼굴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짙은 눈썹, 높은 코, 길게 째진 눈... 부드러움과 강인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얼굴이었다. 그리고 왠지 익숙한 얼굴이었다.

“왜 아무 말도 없어요?”

남성이 웃으며 말했다.

“요즘 공주들은 말을 못 하나? 아까 목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하은설은 더 이상 이 상황을 버틸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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