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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다시 병실로 돌아왔을 때 두 사람 사이에 분위기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심유진은 기억을 부분적으로 찾은 허태준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비록 허태준은 신유진과 과거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으나 심유진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 과거는 심 유진이 가장 피하고 싶은 주제였다. 심유진은 입을 가리며 하품을 하는척 했다.

“저 좀 졸려요.”

심유진이 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썼다.

“전 좀 잘 테니까 일 보세요.”

허태준은 당연히 심유진이 지금 핑계를 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여기에서 물러 설 수밖에 없었다.

“네, 그럼 쉬세요.”

허태준이 N시티로 온 목적은 두 개밖에 없었다. 하나는 심유진을 보기 위해서이고 하나는 육윤엽과 협상하여 허태서와 대항하기 위해서였다. 후자는 이미 어제 해결했기에 허태준이 여기에 남아 있었던 것은 심유진 곁을 지키면서 더 많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였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봐서는 심유진은 한동안 그를 피할 것만 같았다. 허태준은 심유진에게 혼자 생각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 병원에서 한동안 지낼 줄 알았기에 허태준은 많은 일들을 미뤘었다. 그러기에 호텔로 돌아와서 허태준은 바로 비서에게 연락하여 미룬 일들을 다시 처리하기 시작했다. 회사 직원들도 갑작스러운 일정 변동에 앓는 소리를 냈다. 기나긴 회의가 끝나고 비서가 허태준에게 말했다.

“대표님, 태하그룹에 아드님이 다음 주 토요일에 결혼을 한대요. 청첩장이 사무실로 도착을 했는데 참석하실 겁니까?”

허태준은 이 이름을 들은 지도 한참 된 것 같았다. 몇 년간 회사가 계속 하락세를 유지하다가 올해 정재하가 나씨네 집안 딸에게 장가를 가고 나서야 조금 상황이 나아진 것 같다는 소식을 들었다. 여형민에게서 전해 들은 바에 의하면 나씨네 집안은 정재하를 별로 탐탁지 않아 한다고 했다. 가정배경을 제외하고 정재하 이 사람만 놓고 본다고 해도 그는 학벌이 출중한 것도 아니고 심연희와의 과거도 있으니 좋은 사윗감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 씨네 집 딸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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