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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경주는 큰 도시였기에 폭우가 그치자마자 교통이 회복되고 공전시설도 정상적으로 회복되었다.

아침 여덟시가 넘자 육윤엽은 급급히 김욱을 데리고 병원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여전히 달게 자고 있는 허태준을 간호침대에서 끄집어내면서 내쫓았다.

“허대표님 이제 가보셔도 됩니다.”

허태준은 두시간도 자지 못해서 피곤함에 두눈이 떠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등을 곧게 폈다. 하지만 멍하니 침대끝에 앉아있어 그모습은 귀엽기만 했다.

심유진은 보다못해 육윤엽을 타일렀다.

“더 자게 내버려두세요.”

하지만 그녀의 사정은 육윤엽의 질투를 더욱 거세게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그는 거절할수 없어 한걸음 물러섰다.

“옆방이 비어있지? 간호사한테 얘기해서 거기 가서 자게하면 되겠네.”

자신의 자상함을 나타내기 위하여 육윤엽은 한마디 더 했다.

“여기에서 얘기하는게 자는데 방해가 되니까.”

심유진은 그의 제의가 괜찮은듯 싶었다.

그들이 묵는곳은 VIP룸이어서 가격이 비쌌다. 일반병실이 차지 않은 상황에는 거의 사람들이 없으니 자원을 남용하는 일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수락하기도 전에 허태준은 완전히 깼다.

“아니예요.”

그의 몽롱한 두눈은 맑게 빛났다. 그는 두손을 몸옆에 짚고 힘을 써서 몸을 침대에서 일으켰다.

“바로 돌아갈게요.”

그가 어제저녁에 갈아입은 옷은 진아주머니가 이미 세탁방에 가져가서 깨끗하게 빨고 건조한 뒤 가져왔다.

병원의 세탁방은 외부의 세탁소처럼 전문이 아니었기에 진아주머니가 조심하지 않은 사이에 그 비싼 수공 셔츠는 주름이 갔다.

허태준은 이마를 찌푸렸다.

심유진은 그의 성질머리를 알기에 그가 진아주머니한테 화를 낼까봐 핑계를 찾아 진아주머니를 내보냈다.

진아주머니는 손을 비비면서 나가려던 찰나 허태준한테 잡혔다.

“진아주머니.”

그는 온화한 얼굴로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띄면서 공손하게 말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진아주머니는 칭찬에 어쩔줄 몰라했다. 그래서 연신 손사레를 치면서 말했다.

“아, 아닙니다!”

허태준은 옷을 안고 욕실에 가서 갈아입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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